'폭력 부추긴' 보수 언론 비웃은 평화 행진
촛불 집회를 마치고 서울광장에서 출발한 시민은 남대문, 명동, 종각을 지나 안국동 사거리 방면으로 향했다. 어김없이 광화문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는 단 한 사람도 통과할 수 없게 차벽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시민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멈춰섰고 사물놀이패의 공연을 관람하는 여유를 보여줬다.
시민들은 이후 안국역, 종로2가, 종각을 지나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며 무사히 행진을 마쳤다. 특히 시민들은 종로경찰서 앞을 지날 때 멈춰서서 "구속자를 추방하라" "어청수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지만 충돌은 없었다.
11시 무렵 서울광장에 도착한 시민 중 약 1만 명은 서울광장에서 계속해서 펼쳐진 문화제를 즐겼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차를 끌어내고 청와대로 향하는 것만 항쟁이 아니다"라며 "평화롭고 화려한 축제를 해보자"며 평화로운 문화제를 강조했고 시민들도 박수로 호응했다.
"청와대는 우리의 5가지 요구사항을 들어라"
문화제가 한창 진행되던 자정 무렵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청와대에 보내는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남윤인순 대표는 무대에 올라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 이 요구 사항을 보낸다"며 "정부는 결자해지의 진정어린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윤인순 대표가 발표한 대책위의 5가지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1.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재협상 요구는 국민의 뜻이다. 더 이상 끌지 말고 전면 재협상을 실시하라. 2. 재협상이 이뤄질 때까지 현재 유통되고 있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전면 회수하고 유통을 중단하라. 3. 비이성적 경찰 폭력과 언론 탄압, 언론 통제와 네티즌 탄압을 중단하고 앞장 선 사람을 파면하라. 어청수와 최시중의 파면을 요구한다. 촛불 집회 구속자를 석방하고 수배자에 대한 수배를 해지하라. 4.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하고 삶의 질을 저하하는 방송 장악 시도와 교육 정책, 한반도 대운하와 물·공기업 민영화를 모두 중단하라. 5. 대통령은 시민·사회단체, 종교단체 대표와의 면담을 실시하고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개최하라. |
대책위에서 요구사항을 하나하나 발표할 때마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박수로 환영하며 뜻을 같이했다. 대책위가 국민의 뜻을 모아 요구사항을 공개적으로 청와대에 전달함에 따라 이제 공은 청와대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의 요구 사항에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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