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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아건 경찰…"시민은 경찰청 출입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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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아건 경찰…"시민은 경찰청 출입 금지"

[현장] YMCA·참여연대 경찰청 항의 방문

공권력 남용을 규탄하기 위한 한국YMCA전국연맹(YMCA)과 참여연대의 경찰청 항의방문이 이어졌다. 경찰은 앞서 도착한 YMCA 회원의 청사 방문 자체를 막아 한 때 양측간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YMCA 회원 청사 항의 방문에 경찰 "못 들어간다"

30일 오전 11시 40분, YMCA 회원 약 40여 명은 서울 소공동 빌딩 앞서 가진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난 주말 경찰의 폭행을 항의하기 위해 경찰청을 찾았다. 회원들은 "주말 경찰청장실을 비롯해 관련 부서 곳곳에 공문을 팩스로 보냈다"며 "어청수 경찰청장을 만나 지난 주말 평화운동을 하던 우리 회원을 폭행한 사실에 대해 따지겠다"고 했다.

지난 28일 밤 11시 50분경 촛불 시위에 전투경찰이 강제 진압을 시도하자 YMCA 회원들은 서울시 의회 부근 길에 누워 이들을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이학영 YMCA 사무총장을 비롯해 총 7명의 회원이 경찰의 폭력에 크게 다쳤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의 행렬이 서대문 경찰청사 앞 횡단보도에 도착하자 서둘러 의경을 배치해 정문을 봉쇄했다. 이 때문에 양측 사이에는 고성이 크게 오가기도 했다.

YMCA 회원들은 "청장실을 비롯해 관계부서 곳곳에 정식으로 공문을 팩스 접수하고 청장을 만나기 위해 왔는데 왜 문을 열어주지 않느냐"며 "경찰서에서 시민의 입장을 막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분개했다. 하지만 경찰청 관계자는 "여러분이 정문을 막고 있다. 명백한 불법 집회다"며 집시법 위반사항으로 한 차례 해산 명령을 내리고 주변 인도에 의경을 배치했다.

양측의 신경전이 10여 분간 계속되자 경찰청 관계자는 대표자 접수를 민원실에서 다시 받았다. YMCA 회원들은 한참 동안 "불법 집회를 만든 게 누구냐", "평소 집회 현장에서 시민을 폭도라고 규정하고 마구 두들겨 패더니 여기서도 우리를 보고 불법세력 운운한다"며 청사 앞에서 수차례 구호를 외친 후 물러갔다.
▲경찰이 청사 문을 닫아 YMCA회원과 경찰 관계자 사이에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한국YMCA전국연맹

참여연대 "알고 보니 경찰이 도둑"

한편 이날 새벽 경찰이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한 참여연대 회원 역시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YMCA 회원들이 물러간 후 경찰은 인근에 배치했던 의경들을 곧바로 정문 앞에 배치해 참여연대 회원들의 정문 접근 자체를 막았다.
▲참여연대 회원들은 이날 12시 30분부터 경찰청 옆 인도에서 경찰의 압수수색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참여연대

김민영 사무처장은 "경찰의 압수수색에 당당하게 응하기 위해 당직자들이 새벽에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며 "경찰에 법원에서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을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들은 담을 넘고 드릴로 문을 부수는 등 어이없게도 자신들이 잡아야 할 도둑과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분개했다.

박근용 사법감시센터 팀장은 "경찰은 영장 발부 법원이 어디인지, 판사는 누구인지, 수색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등 당연히 밝혀야 할 내용을 하나도 고지하지 않았다"며 "어청수 경찰청장이 직접 사인해 '법질서 요구 서한' 공문을 내지 않았나. 그런데 정작 이 공문을 쓰레기로 만든 게 바로 어청수 청장과 종로경찰서 형사들이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임종대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직접 민원실을 찾아가 경찰의 참여연대 건물 난입에 대한 항의 및 문책요구 공문을 전달했다.
"이명박은 적그리스도"

이날 YMCA 회원들은 경찰청 항의방문에 앞서 오전11시 소공동 YMCA 빌딩 앞에서 지난 주말 경찰의 폭력 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장에는 이학영 사무총장과 이재명 남양주YMCA 간사 등 경찰의 폭행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당사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문대골 부위원장(목사)은 <창세기> 6장 '내가 이 땅 위에 있는 모든 것을 쓸어버리리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이명박 정부가 계속해서 폭압정치를 일삼는다면 하나님의 뜻에 의해 끝장날 것이다"며 "제발 이제라도 민중을 핍박하지 말고 소통하고 민중을 섬기는 정치세력으로 거듭나라"고 촉구했다.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 김경호 목사는 "이명박 대통령은 '나는 장로'라며 말하지만 우리는 의연하게 '공중의 공세 자본'을 이끄는 이명박 대통령이야말로 적그리스도(개신교 신학에서 말하는 예수의 적)임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찢기고 피 흘리신 사건이 오늘날 길거리에서 폭압적 공권력에 당하는 민중을 통해 재현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목사는 이어 "예전 6월 항쟁 때 독재정권이 집회를 막고 무자비한 연행을 저질렀던 일이 오늘 날 다시 현실이 돼 버렸다"면서도 "한 편으로는 뜨거운 핍박의 현장에서 느낀 예수님의 울부짖음을 통해 역설적으로 '드디어 우리 민중이 주님이 주신 시대를 누릴 때가 오고 있구나'는 생각을 가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YMCA는 앞으로 촛불집회 폭력진압의 책임자 어청수 경찰청장을 고소하기 위한 고소인을 모집할 계획이다. 정부에는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항의 서한을 발송하고 전국 63개 YMCA에서 경찰서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다음 달 5일 촛불집회에는 두 번째 'YMCA 촛불평화행동-눕자' 행동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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