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6시 45분경, 집회를 막은 경찰과 지루한 대치를 이어가던 시민 약 500여 명은 종각 방향으로 거리 이동을 시작했다. 도로로 이동하던 한 시민은 "계속 경찰과 대치가 이어지니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이러지 말고 그냥 걸어나 봅시다'고 외쳤다. 어디로 가는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곧바로 시위대열을 뒤따라왔다. 행진 대열이 청계천 광교 부근에 이르렀을 무렵 경찰 수십 개 중대가 곧바로 시위대열을 따라잡아 해산에 나섰다.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시민들은 인근 인도로 밀려났다. 해산 과정에 큰 충돌은 없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거리를 걷다 인도로 밀려난 김모 씨(29)는 "경찰이 아예 집회 자체를 막으려는 모양"이라며 집회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막으려는 경찰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시민을 따라 거리로 나온 진보신당 노회찬 공동대표는 경찰의 행동에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인도로 밀려난 한 여성은 전경들을 향해 "너희들은 죄인이다. 제대하고 후회할 것이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현재 청계천 부근 도로를 완전히 에워싸 횡단보도 이동 자체도 불가능하다. 경찰 일부 병력은 청계천을 따라 동대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주도 세력이 보이지 않는 데다 시민들이 계속해서 시위 대열에 합류하고 있어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이어질지는 예측이 어려운 상태다. 현재 많은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종각 방향으로 모여들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