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격렬한 대치 속에 정부의 고시 강행을 막으려 했던 시민들의 '사투'에도 이명박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아침부터 인터넷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결국 고시 강행…
미디어다음 아고라 등에는 고시 관련 속보가 올라오는 속속 이를 비난하는 글이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가 올리는 속보에는 각 기사마다 1000여 개가 넘는 댓글이 순식간에 달리는 상태다.
글 대부분의 어조가 이전과는 달리 매우 격하다. 시민의 저항에도 고시를 강행한 정부를 격렬한 어조로 비난하는 게 대부분이다. 전날 무자비한 폭력 진압을 벌였던 전·의경에 대한 분노의 글도 눈에 띈다.
한 누리꾼(햇살조아)은 고시를 강행한 정부가 "더 이상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님을 보여줬다"며 허탈해했다. 다른 누리꾼(황색마후라)은 "이명박이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했기 때문에 국민은 이명박을 끌어내려야 할 당위성을 확보했다"며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아고라 토론방 베스트(많은 추천을 받은 글)로 올라온 '고시 강행 후 모든 책임은 이명박 정부가 져라'를 쓴 누리꾼 '여름의 문'은 "이 정부는 알면서도 아집과 독선으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다. 국민이 무엇을 말하는지 한 번 정도 진지하게 들었다면 장관 고시를 강행하지 않았을 것이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보면 답답함을 넘어 '앞날이 캄캄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정부를 막을 방법이 없는 만큼 쇠고기 유통이라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아고라 자유토론방에는 부산, 인천 등 쇠고기 하역장이 있는 곳으로 이동할 사람을 찾는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날 총파업을 시작한 민주노총은 이미 쇠고기 운송 거부 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전·의경 더는 용서 못 한다"
전날 무자비한 진압을 일삼았던 경찰을 비난하는 글도 많다. 한 누리꾼(rhoads)은 미디어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올린 '이제 평생 전·의경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글에서 "비폭력 원칙을 두 달 동안 고수했지만 언제나처럼 미친 진압과 살의(가 번득였다). 5m가 넘는 담벼락인데도 불구하고 '죽여버려 개새끼들'이라며 여자와 학생을 코너로 몰아갔다"며 전·의경은 더 이상 인간이기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진압 과정에서 시민 130여 명을 연행했다. 이 중에는 80이 넘는 노인과 현직 국회의원도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시민 한 명은 손가락이 절단되기도 했다. <프레시안>의 기자 한 명은 취재 도중 경찰에 집단 폭행을 당했고 현장 취재를 나간 손문상 화백은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맞았다.
특히 한 언론사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전경이 맞아 기절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 기사를 내보내면서 시민의 냉소도 깊어지고 있다. 동영상을 본 누리꾼(하나인 조국)은 "전경이 헬멧을 쓰고도 기절했다. 경찰의 거짓말(물대포가 안전하다)이 다 탄로났다"고 했다.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한 누리꾼(30살 직장인)은 "우리가 왜 경찰을 보고 '순사'라고 부르는지 경찰도 깨달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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