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11시 30분, 조선일보사 앞에 모인 시민단체 회원들은 "조선일보의 날조·왜곡 보도를 끝까지 심판하겠다"고 주장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박석운 공동대표는 "어제 아침 <조선일보>의 '날조·왜곡 보도의 교과서적인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조선일보>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바꿔 보도하는 천벌 받을 짓을 저질렀다. 심지어 <중앙일보>, <동아일보>도 그 정도는 아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말하는 사건은 지난 23일 오후 극우단체 회원이 KBS앞에서 일인 시위를 하던 여성을 집단 폭행한 것을 말한다. <조선일보>는 다음날 기사에서 이 사건을 "'촛불 900명', '보수 20명'에 '죽이겠다' 협박"이란 제목으로 내보냈다. 여성이 폭행 당한 사실은 기사 하단에 짤막하게 언급했다.
박 대표는 "<조선일보>가 이제까지 워낙 왜곡 보도를 많이 해 '그러려니' 생각했지만 어제 기사를 보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며 "이건 왜곡도 아니라 날조"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김순기 수석부위원장은 "최근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로 온 국민이 이 신문이 어떤 신문인지 알게 됐다"며 "같은 언론 종사자로서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충고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안진걸 팀장은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렇게까지 거짓말을 하진 않는다"며 "'신관변어용폭력단체'의 일방적 폭행이 확인된 것만 6건인데 <조선일보>와 경찰은 오히려 정치테러를 조장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참가자들은 <조선일보>의 광고주 압박 운동 카페 폐쇄 요청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순기 부위원장은 "시대가 이미 소비자 주권 시대로 넘어와 소비자의 권리 찾기 운동은 자연스러운 것이 됐다"며 "미국에서도 소비자들이 권리 찾기 운동을 벌인 경우가 많은데 이걸 갖고 위법, 불법 운운하는 언론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선일보>가 이처럼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그만큼 궁지에 몰렸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며 "시민의 불매, 절독 운동의 힘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안진걸 팀장은 "<조선일보>가 시민과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카페 폐쇄 요청을 계기로 스스로 극우 신관변 어용신문임을 드러내 버렸다"고 비꼬았다.
그는 "소비자를 이길 수 있는 기업은 이 세상에 없다"며 "<조선일보>가 '소비자가 왕이 아니라 우리가 왕'이라는 생각을 만천하에 보이면서 보수적 독자들도 황당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조선일보사는 각목을 이용해 정문을 굳게 닫아걸어 눈길을 끌었다. 정문 유리에는 기름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발라져 있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스티커 부착을 막기 위해 조선일보사에서 조치를 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주최했다. 민언련이 행사를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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