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함께 가자! 세상을 멈추자!"
시민의 발이자 물류의 동맥인 택시-철도-화물 등 운수노동자들이 공동투쟁을 선언했다. 지난 3년간의 극심한 내수침체로 운수노동자들의 삶이 극한에 몰린 결과로, 연말에 격렬한 노-사-정 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철도노조, 내년부터 공사화 체제변경에 따른 특별단체 교섭 진행**
이들은 16일 오후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1만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운수노동자 총력결의대회'를 열고 하반기 공동투쟁의 닻을 올렸다. 오후 3시 민중노래패 '꽃다지'의 노래 공연을 시작으로 2부 행사 '운수노동자 총력결의대회'가 시작했다. 이때 여의도 문화광장에는 1만여명의 조합원들이 자리했다. 운수연대 김재길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개회선언, 깃발입장, 민중의례에 이어 택시, 철도, 화물 노조 각각 대회사가 있었다.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1984년부터 지금까지 30여명의 택시노동자들이 분신 등 자살했다. 올해도 지난 7월 정오교통 조경식 동지가 택시정책을 비판하고, 사업주의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하며 몸에 불을 질렀다. 이것이 택시노동자의 현실이고 우리가 싸우고 파업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고 말했다. 구 위원장은 이어 "우리의 요구는 단순한 임금 요구가 아니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며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 승리하자"고 호소했다.
뒤를 이어 단상에 오른 김영훈 철도노조위원장도 "세상을 움직이는 운수노동자들은 1년 12개월 쉴날없이 운전대를 잡으며 이 나라 경제를 뒷받침했다. 정부는 동북아 물류중심기지 건설을 호언장담하지만, 정작 그 중심에 있어야 할 운수노동자의 현실은 어떠한가"라며 "분신자살하고, 경유가 인상으로 하루하루가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대회사를 맡은 김종인 화물연대 위원장은 "화창한 토요일. 남들은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누가 우리들을 차가운 아스팔트로 내몰았냐"며 "정부와 자본은 물류의 동맥을 멈추고, 운수노동자를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어 "화물운송 노동자들은 하루 5시간만 자고, 그것도 대부분 1평 남짓한 운전석에서 자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나라는 발전한다고 하지만, 화물운송노동자에게는 10년 뒤로 후퇴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민노총, "정부와 자본, 번번이 배신"**
대회사에 이어 격려에 나선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약속은 지켜야하고, 거짓말은 하면 안된다는 말을 귀가 닳도록 들으며 어린시절을 보냈다"며 "그러나 정부와 자본은 수많은 합의와 약속을 했지만, 번번이 배신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노골적인 정부와 자본의 배신에 저항하는 것은 마땅하고, 민주노총은 운수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민주노동당 김창현 사무총장은 "노동자는 돈, 권력도 없고, 지켜줄 외세도 없다"며 "노동자는 오로지 서로 어깨거는 단결된 힘과 연대 정신 밖에 없다. 화물-철도-택시 노동자의 공동투쟁 결의는 매우 고무적이다"고 평했다.
이번 공동투쟁을 기획하고 있는 한 노조관계자는 "철도, 화물, 택시 노조의 각계 투쟁이 최근 들어 정부와 자본에 의해 각개 격파를 당했던 것이 이번 공동투쟁을 결의하게된 직접적 배경"이라며 "공동투쟁은 교섭 상대에게 큰 부담이 되면서, 노조원들에게도 업종을 넘어 연대의식을 깊이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운수노동자 공동투쟁대회는 5시경 마무리하고 영등포 로타리 방면으로 행진을 끝으로 정리됐다. 이번 운수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은 11월1일부터 시작되는 공무원노조의 총파업투쟁, 이미 예고된 11월 하순경 '비정규직 노동법 악법 철폐'를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과 맞물려 11월 한달간 노동계의 강력한 투쟁이 전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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