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회의는 24일 오전 10시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새벽 시민들이 보수단체가 사용한 각목이 보관된 트럭을 증거물로 영등포경찰서로 이동했으나 경찰은 민변 변호사의 출입까지 막으며 조사를 거부했다"며 경찰의 무성의함을 맹비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건이 발생한 지난 23일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보수단체 차량이 발견된 장소에서 열렸다.
고엽제 전우회와 뉴라이트로 추정되는 보수단체 회원 수십 명은 각목을 들고 KBS 본관 건너편에서 일인시위 중이던 박모 씨(50)와 강모 씨(43)를 집단폭행했다. 현재 이들은 한강성심병원에 입원 중이다. 강 씨는 고막 일부가 파열된 것으로 알려졌다. (☞ 바로가기 : 보수단체, KBS서 일인시위하던 여성 집단 폭행)
논란이 되는 부분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태도다. 당시 현장을 목격했다는 누리꾼들은 미디어다음 아고라 등에 사진과 글을 올리며 경찰이 분명히 가해자를 잡았으나 곧바로 풀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고라에 글을 올린 한 누리꾼(궁그미)은 "현장에 있는 영등포경찰서 형사 과장에게서 분명히 '여자를 각목으로 폭행한 사람을 잡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게시글에서 "경찰에 '촛불이 폭력이냐, 각목이 폭력이냐'고 물으며 수사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으나 경찰은 '촛농이 떨어지니 촛불도 폭력이다'고 대답했다"며 경찰의 불성실한 태도를 비난했다.
대책회의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둔기가 실린 보수 단체의 차량을 증거품으로 제출하려 했지만 경찰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 사실 파악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직접 경찰서로 찾아온 목격자가 없다"며 "어제 현장에서 아고라 회원 3명이 폭행 가담자로 추정되는 보수단체 목사 1명과 함께 왔지만 직접적인 폭행 증거가 없어 인적 사항만 확인하고 돌려보냈다"고 답했다.
대책회의는 이날 피해자 박 씨 등 3명의 이름으로 보수단체 회원과 경찰을 각각 상해와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을 변호하게 된 민변 이광철 변호사는 "가해자 처벌은 물론이고 만약 경찰이 누리꾼 주장대로 범인을 놓아줬다면 직무유기와 범인도피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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