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총리설', 없던 일로?

뻣뻣한 李-朴, 신경전 속에 진척 없이 공전

'박근혜 총리설'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일각에서 내각 쇄신의 돌파구로 박근혜 총리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박 전 대표 측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박 전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11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총리를) 안 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그 입장에서 변한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각 당시 총리직을 거절했던 입장에서 한 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는 "지금까지 총리직과 관련한 어떠한 제안도 받은 바 없다"며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뭐라고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막중한 총리 자리를 놓고 대통령 수업 과정이라고 하는 건 웃기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설령 박 전 대표에게 총리직을 맡길 의향이 있다면 대통령이 직접 제안을 하는 것이 옳다"며 "주변 사람들의 입을 통해 거론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 측 일각에선 "총리만큼은 대통령과 정치 지향점이 같고 어떤 말을 해도 신뢰가 되는 사람 중에서 골라 쓰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이 박 전 대표의 생각"이라며 제안이 오더라도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청와대도 아직 뻣뻣하다. 이날 일부 언론을 통해 청와대가 박 전 대표 쪽에 공식적인 제안을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동관 대변인은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만 "(박근혜 총리 카드는) 여러 카드 중의 하나다"고 가능성까지 차단하지는 않았다.
  
  "朴, 얼마든지 받아들일 것"
  
  그러나 박근혜 카드에 대한 애드벌룬 띄우기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주로 이명박계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부각시킨다.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박 전 대표를 포위하려는 듯한 포석으로 읽힌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날 SBS 라디오 <백지연의 SBS 전망대>에서 "당이 위기 상황인 만큼 박 전 대표가 (총리에)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제의가 온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큰 기둥 중 한 분이며 국민들이 정말 좋아하는 분인 만큼, 총리로서 국정의 한 부분을 담당하게 되면 여권 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서 괜찮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백성운 의원도 "박 전 대표는 당 대표로서 훌륭히 한나라당을 이끈 능력을 보여 주셨고 지난 대선 과정에서 깨끗하고 소신있는 리더십도 보여주셨다"며 "진정성 있는 제안이 이뤄지고 박 전 대표도 기꺼이 수락해서 합심해 노력해갔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昌 '박근혜 총리설'에 태클
  
  다른 한편에선 거국 내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시장경제원리를 신봉하는 합리적 인사라면 민주당 인사라고 하더라도 국민대통합이라는 거국적인 차원에서 기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도 훌륭한 분이지만 이번 내각 구성이 정권 내의 친이-친박 갈등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머물면 안 된다"며 "총리는 중립적인 인사나 야당인사라도 과감하게 기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다수당으로서 당내 의원들과 당 밖의 정치세력도 포함하는 국민통합의 의지가 담긴 장관교체가 되기를 바란다"며 거국내각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