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가 일상이었던 80년대를 거쳐 지금은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 386들은 이날 촛불집회에 참석해 어떤 생각을 했을까.
87년 당시 여의도에 있는 직장을 다녔다는 62년생 이모 씨는 촛불집회를 보며 "한국사회의 발전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2학년 부마사태부터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힌 그는 "그때와 비교하면 요즘 고교생들은 정말 똑똑하다. 옛날보다 훨씬 높은 정치의식을 갖고 있다"며 촛불집회에 불을 붙인 10대 '촛불소녀'들에 대한 감탄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또 "6.10과 비교한다면 전국민적 불만은 오히려 당시보다 더 강한 것 같다"며 "당시 박종철, 이한열의 죽음에 시민들이 동정심을 느끼기는 했지만 시위는 대학생이라 넥타이 부대 등 엘리트들이 주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은 일반 서민이 신자유주의에 내몰리면서 거리로 나오고 있다"며 "이번 시위를 계기로 사회 변화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진정한 민중정권이 들어서기를 희망한다"며 "87년 체제는 신자유주의의 벽에 부딪혀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기업 부장인 63년생 이모 씨(인천시 계양구)는 "예전에는 스크럼 짜고 싸웠는데 지금은 자유로워 보기 좋다"고 밝혔다.
그는 "요새 대학생들은 사회 참여의식이 좀 떨어진다"며 "우리라고 취업이 잘 되기만 한 세대는 아니다. 대학생들이 좀더 투철한 사회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5년생인 강모 씨(서울시 동작구)는 "솔직히 정부가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장기전으로 가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의 물대포를 보고 이한열이 최루탄을 맞고 쓰러졌을 때처럼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는 조금 더 많은 분노를 느낄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촛불집회와 관련해 그는 "지도부가 없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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