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모르고 치솟는 기름값 등으로 물가대란이 가시화되면서 소비심리가 빠르게 얼어 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우려하는 내수침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5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기대지수는 전달에 비해 8.2포인트 급락한 92.2로 기준치 100을 하회했다. 소비자기대지수가 이처럼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2000년 11월(8.3포인트) 이후 7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소비자기대지수는 6개월 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다. 기준치 100을 넘으면 6개월 후 경기나 생활형편 등이 현재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가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많다는 뜻이다.
세부 항목별로는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가 77.9로 전달에 비해 15.9포인트 하락했다. 경기 기대지수는 지난 2002년 10월(18.1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지수 역시 4월 100.1에서 5월 95.0으로 떨어졌고,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지수는 4월 107.3에서 103.8로 내려갔다.
가계빚 640조5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
한편 지난 3월말 현재 가계빚도 640조 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08년 1분기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640조5000억 원으로 분기중 9조8000억 원이 늘었다. 분기기준으로 지난 2002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통상 1분기의 경우 연초 상여금 지급 등이 있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경향이지만 신협이나 국민주택기금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의 대출이 늘어나면서 분기중 증가액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택용도의 대출 비중이 40.7%로 전분기에 비해 3.0%포인트 떨어진 반면 소비 및 기타용도의 대출비중은 59.3%로 전분기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주택 마련을 위한 대출보다는 일반 생활소비나 기타 목적의 대출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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