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촛불 집회를 놓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촛불 집회 시위대가 청와대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7일 오후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제9회 전국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나도 청와대에서 살아봤는데 겁은 안 나고 기분은 나쁘다"며 "(청와대로 행진하는 것은) 별 소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청와대로 행진하는 것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쇠고기 협상이 잘못됐더라도 그 일로 정권 퇴진을 밀어붙이는 것은 헌정 질서에도 없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또 "이명박 대통령이 잘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요구는 확실히 하되 일을 잘하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것이 당장 내키지 않는 일일지 모르지만 멀리 보면 옳은 일이고 여러분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며 "감정이 쏠려가는 대로 여러 사람에게 밀려가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고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추진한 당사자다. 노 전 대통령은 한미 FTA 추진을 위해서 이른바 '4대 선결 조건'의 한 가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추진이 이뤄졌다는 정부 문건이 계속 폭로되자, 지난 2006년 7월 21일 "이 같은 표현을 수용한다"고 인정했었다.
노무현 정부는 시민·사회단체의 광우병 위험 경고를 무시하고 2006년 1월 미국의 요구에 따라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를 기준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을 합의했다. 이 수입 위생 조건은 같은 해 3월 고시됐다. 이 정부는 이후 뼛조각이 계속 발견되자 미국과의 추가 협의를 통해 뼛조각의 기준을 완화하는 등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고자 갖은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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