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고 가파른 골목길이라는 특성 탓에 대형 사고 위험을 안고 있었던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 근처 시위 현장에는 평화가 내려 앉았다. 7일 아침까지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던 시민들은 사고 위험을 경고하는 지적을 수용해 일단 물러났다. 경찰과 대치하던 시민들은 "오늘 오후에 다시 보자"라며 서울 시청 앞 광장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같은 시각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는 경찰의 강제 진압이 시작됐다. 밤새 시위를 벌였던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나라", "어청수를 구속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맞섰다.
7일 오전 6시 35분께, 경찰은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소화기를 발사했다. 동화면세점 방향으로 밀려난 시민들은 "비폭력"이라고 외치며, 차분하게 대응했다.
경찰은 시민의 얼굴을 향해 소화기를 뿜는 등 거칠게 대응해 곳곳에서 항의를 받았다. 취재기자들 역시 항의대열에 동참했다. <연합뉴스> 기자는 진압현장에 있던 전경 50중대 김 모 중대장과 거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기자는 "취재하는 동안, 내가 얼마나 맞았는지 아느냐"라고 말했고, 김 중대장은 "경찰은 조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위 현장에 모인 이들은 경찰의 말을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기자와 중대장이 다투는 동안, 이들에게 다가온 한 시민은 손목의 상처를 경찰에게 내밀며 "때리지 않았다면, 이 상처는 뭐냐"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광화문에 모인 시민 중에는 경찰이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를 대비해 디지털 카메라를 챙겨 왔다고 말하는 이가 많았다. 시민이 직접 경찰의 불법 행위에 대한 채증 작업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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