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지난 1일 촛불 거리시위 진압 도중 여대생의 머리를 군홧발로 짓밟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서울경찰청 특수기동대 소속 김모(21) 상경을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그 밖에 관련 지휘 책임자 6명도 책임에 따른 처벌을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부대원 관리 및 현장 지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서울특수기동대장 한모 총경과 김 상경의 소속 중대장 김모 경감을 직위해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속 부대 윤모 경위와 이모 경사는 징계하고, 서울청 기동단장 신모 경무관과 보안부장 강모 경무관은 서면경고 조치한다.
경찰청 박천화 감사관은 이날 오전 11시 브리핑에서 "대규모 촛불 집회 동안 일부 시민이 부상을 당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피해자와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피해 학생과 가족에게는 경찰청에서 직접 위로와 사과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사과 방법이 논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브리핑 후 관련 회의를 진행 중"이라며 "오후 쯤 돼야 대략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번 진압 과정에서 크게 논란이 된 살수차, 방패 등 경찰 장비의 사용 매뉴얼을 재정비하고 집회ㆍ시위 관리기법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ㆍ의경들에 대한 인권 및 안전교육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상경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지난 1일 오전 2시 30분경 서울 종로구 사간동 동십자각 로터리에서 서울대 음대 이나래 씨(22)의 머리채를 잡아 바닥에 넘어뜨린 후 발로 밟아 폭행했다. 김 상경은 범행을 부인했지만 목격자들의 진술이 일치해 경찰은 김 상경의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이나래 씨 "민변 통해 소송 준비 중"
한편 이나래 씨는 이날 아침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아직 경찰의 사과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씨는 "아직까지 공개적인 사과나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사과를 받을 시기가 아니다"고 전했다. 이 씨는 또 자신을 직접 구타한 전경 외에도 그 위 간부들에게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민변을 통해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또 경찰의 폭행에 육체적ㆍ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심경을 밝혔다. 그는 "병원에서 뇌진탕 결과가 나 3주 정도 푹 쉰 후 정신적 치료도 병행할 것"이라며 "육체적으로 회복이 된다 하더라도 경찰에 대한 불신이 생겨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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