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는 27일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평화 시위에 대한 폭력 진압을 중단하고 연행자 전원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제2의 국민 항쟁 일어날 수 있다"
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인 박원석 사무처장은 "정부는 표면적으로만 평화적 시위를 존중한다고 말할 뿐, 5공 시대를 방불케 하는 공안 대책 회의를 조직하는 등 촛불 문화제 자체를 탄압하고 있다"고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사무처장은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던 맨손의 시민에게 돌아온 건 방패, 곤봉, 군화발이었다"며 "또 경찰은 특정 단체의 회원도 시민단체의 상근 회원도 아닌 이들을 훈방 조치 없이 모두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사태는 87년 민주항쟁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며 "정부가 반성하지 않으면 제2의 국민 항쟁이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고3학생 구금은 지탄받을 행동"
특히 경찰이 27일 새벽 시위에 참여한 고등학생을 강제 연행한 사실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박원석 사무처장은 "지금 서대문 경찰서에는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연행되어 있다"며 "경찰은 그 학생을 학교에도 안 보내고 계속 구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장 그 학생을 풀어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소년 단체에서 활동 중인 김종민 씨도 "청소년들은 어른들과 달리 경찰서에서 조사받으며 학교에 못 가면 이후 학교에서 2차적인 징계를 받을 위험이 크다"며 "지금 경찰은 청소년 한 명의 인생을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씨는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촛불집회에 참가했을 때만 해도 그래도 '마지노선'이 있었다. 경찰이 고등학생은 잡아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었다"며 "그런데 어떤 이해관계도 없이 쇠고기 수입을 막으려고 나온 고등학생을 잡아간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주부 이연규 씨는 "80년대 대학생일 때는 독재정권에 반대하는 시위가 참 많았다. 그러다 지난 10년간은 평화적 시위를 봐왔는데 경찰이 폭력 진압하는 것을 보니 역사가 거꾸로 돌아가는 것만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며 "자유를 갖고 있을 때는 소중한 줄 몰랐다. 지금은 집회와 기자 회견의 자유조차 없는 시대"라고 비판했다.
경찰, "시위 주동자 밝혀낼 것"
한편, 경찰은 27일 지난 24일 연행한 37명 전원을 불구속 석방한 데 이어 이 기자 회견이 끝난 뒤 구금됐던 여고생을 석방 조치했다. 그러나 경찰은 국민대책회의, 미친소닷넷 등 촛불집회를 주최해 온 단체의 책임자 10명에게 경찰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서를 발부해놓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출석 요구 대상자들은 촛불문화제를 빙자해 불법 야간 집회와 가두 시위를 주최,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응하고 시내 주요 간선도로를 점거해 교통을 방해하는 등 조직적으로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경찰은 연행된 시위참여자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과 함께 거리시위 채증자료 분석 등을 통해 시위 주동자를 가려내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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