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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쓰면 인건비 절감?" "누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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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쓰면 인건비 절감?" "누가 그래?"

LG경제硏 "비정규직 사용, 기업 성과 떨어 뜨린다"

기업들이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비정규직, 기업의 성과에 정말 도움이 될까?

2년 이상 고용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한 현행 비정규직법에 대해서도 볼멘 표정을 지으며 "과도한 규제로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해 온 재계가 이명박 정부 들어서 더욱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가 6일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업종 평균보다 높은 기업일수록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할 확률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정규직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충성도 약화 등 각종 부작용으로 인해 인건비 절감 효과가 상쇄된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요지다.

"비정규직 과도하게 쓰면 충성도, 몰입성, 생산성 향상 유인 떨어져"

조용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전략과 제도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과도할 경우 조직 전반의 충성도(로열티)나 작업에의 몰입성, 생산성 향상 등에 대한 유인이 떨어지면서 인건비 절감 효과가 상쇄된다"고 밝혔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인건비 절감 효과보다 비정규직 사용으로 인한 각종 유인의 하락이 커 종합적으로는 기업 성과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한국노동연구원의 2005년 사업체 패널조사 자료를 이용해 1253개 사업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업종 평균보다 높을 경우 해당 사업체가 매출액 영업이익률 기준 상위 25%의 '고(高)성과 기업'에 속할 확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주장은 외환위기 이후 노동비용 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명분으로 비정규직 사용을 확대해 온 기업의 그간의 주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조사 결과다. 최근 재계는 한 발 더 나아가 지난해 7월 시행된 비정규직법 사용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비정규직법이 기업의 비정규직 사용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를 통한 기업경쟁력 제고"라는 재계의 이 같은 명분에 쐐기를 박는 것과 동시에 재계의 요구에 화답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보내는 경고의 목소리기도 하다. (☞관련 기사 : '규제완화 정권' 출범에 '날뛰는' 재계, '이명박 비정규법 개정안'에 노동계 일제 '반발')

"비정규직에서 위로 올라갈 확률? 한국이 EU평균보다 절반 아래"

이번 조사 결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은 우리나라의 고용시장 체계와도 연관돼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비정규직 근로는 외국과 달리 정규직 전환 체계가 발달돼 있지 않은 '정규직 대체형'"이라고 설명한다. 정규직 전환체계가 존재하고 시간당 임금이나 근로조건, 사회보험 가입 등에서 차이가 없는 유럽의 '정규직 보완형'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 비정규직에서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2005년 한국은 13.8%였다. 같은 해 유럽연합(EU) 15개국의 평균은 30.5%로 우리나라의 두 배 이상 높았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언젠가는 나도 이 기업의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더 많이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당연히 조직 충성도는 낮고 생산성 향상에 열의를 가지기 힘든 시스템이다.

LG연구원은 우리 기업들이 향후 경영과정에서 비정규직 비율의 확대가 기업성과에 반드시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 기업들이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비정규직, 기업의 성과에 정말 도움이 될까? LG경제연구원은 6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업종 평균보다 높은 기업일수록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할 확률도 높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고령자 비율 낮을수록, 외국인 지분보유 비율 높을수록 성과 확률 높다"

보고서는 또 기업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내용으로 글로벌화나 해외 진출이 업종 구분 없이 모든 기업의 성과를 끌어올리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점을 꼽았다. 주력 사업을 해외로 옮기는 글로벌화 전략의 경우 제조업에서는 고성과 기업군에 포함될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서비스업의 경우에는 이와 정반대로 오히려 글로벌화가 기업의 성과에 부정적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 밖에도 경영 전략과 관련해 보고서는 시장을 주도하는 선발자 전략, 아웃소싱 전략을 통해 비핵심역량을 최소화하고 인적자원 관리 제도에서 성과배분제를 채택하는 경우 기업 성과에 긍정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LG연구원은 이어 기업의 본질적 핵심역량이나 고유 경쟁력의 원천을 깊이 고려하지 않은 근시안적 경영이나 최신 경영트렌드의 무분별한 추종은 경우에 따라 무의미하거나 최악의 경우 경영성과에 부정적 효과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보고서는 "청장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기술의 습득, 교육훈련 등 내부 학습을 통한 생산성 제고 가능성이 낮은" 고령자 비율이 낮을수록, 외국인 지분보유 비율이 높을수록 고성과 기업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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