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을 농해수위 위원장은 양당 간사 간 합의의 결과라고 밝히고, 위원들에게 차질 없이 청문회를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한나라당도 축산농가 시각에서 문제점을 보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해 청문회 수용을 예고한 바 있다.
한나라당이 표면적인 '쇠고기 청문회 불가' 방침과 달리 큰 진통 없이 청문 일정에 합의한 것은 일차적으로 여론의 압박과 야4당의 포위구도를 돌파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쇠고기 청문회를 정면 돌파하는 대신 한미 FTA 비준안의 4월 국회 처리를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쇠고기 청문회가 협상 자체를 무효로 돌리기 어렵다는 판단과 함께 실질적인 목표인 한미 FTA 비준 문제의 공을 야권에 넘기겠다는 뜻이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과 재계 관계자들의 회동에서도 한미 FTA의 4월 국회 비준에 공감대를 모은 바 있다.
일단 농해수위의 쇠고기 청문회 진통의 여파로 난항을 겪고 있는 통일외교통상위의 한미 FTA 청문회도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통외통위는 이날 간사 협의를 통해 다음달 6일 본회의 산회 직후 청문회 관련 일정과 증인 채택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다만 쇠고기 청문회 문제가 타결되면서 한미 FTA 청문회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김효석 "한미 FTA 비준 저지 당론으로"
이에 따라 다음 관건은 한미 FTA 비준에 대한 야권의 대응.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 등 보수정당들은 한미 FTA 비준과 쇠고기 청문회 문제에 분리대응 기조를 채택할 공산이 커 야권 공조가 일차적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한미 FTA 비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통합민주당이 비준안 처리 저지에 당력을 집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
김효석 원내대표가 이날 일부 언론을 통해 "한미 FTA 비준안 처리는 미국 의회의 처리를 봐 가면서 결정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이번 국회 내에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는 것을 당론으로 정할 것"이라고 먼저 못을 박은 건 민주당 내부를 향한 메시지다.
그러나 손학규계와 관료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4월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을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상존하고 있어 김 원내대표의 의지대로 한미 FTA 비준 반대 당론이 관철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한미 FTA 문제를 다루는 김원웅 통외통위위원장이 "한미 FTA 문제는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것이고 17대 국회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왔던 문제이므로 찬성이든 반대든 17대 국회에서 처리하는 게 여야를 떠나 정치적 책무"라고 4월 국회 처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17대 마지막 국회, 아직은 원내 1당인 민주당의 방어력에 한미 FTA의 명운이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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