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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쏟아지는 '금리인하' 압력에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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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쏟아지는 '금리인하' 압력에 '난감'

재정부·금융위 '공개 압력'… 유가·환율 급등 부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금리 인하를 주문하는 정부의 압력성 발언의 강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최중경 기획재정부 차관은 조만간 금융통화위원회에 직접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서기까지 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금리인하 필요성을 공개적인 석상에서 언급했다. 다음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어이 금리인하를 관철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120달러 가까이 치솟는 등 상황은 좋지 않다.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물가가 오르는 것을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 시점에서 금리인하 결정을 내릴 경우, 정부의 압력에 굴복하는 듯한 모양새가 된다. 한은의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한은은 내달 8일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따라서 금리를 빨리 인하하라는 정부의 압력은 오히려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23일 "정부가 힘으로 경제를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최중경 차관 "베스트타이밍에 금통위 가겠다"

최중경 재정부 제1차관은 23일 여러 언론과 인터뷰에서 금통위의 열석발언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때 최 차관은 24일 금통위에 갈 것으로 알려졌으나, 논란이 일자 재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최 차관은 "베스트타이밍에 금통위에 가겠다"며 열석발언권을 행사할 의사가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다.

열석발언권은 재정부 차관이 금통위에 참석, 정부 입장을 개진하는 것으로, 지난 98년 한은법 개정 당시 도입됐지만 99년 6월 엄낙용 차관이 참석한 후 한번도 행사되지 않았다.

한은의 독립성을 존중하기 위해 지난 9년간 시행하지 않았던 열석발언권 행사를 최 차관이 갑자기 언급하고 나선 까닭은 한은에 금리인하를 채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6% 경제성장 달성'의 의지를 강력하게 불태우고 있기 때문에 경기부양책을 써야만 하는 재정부 입장에서 마음이 급하기 때문.

전광우 "물가는 혈압, 경기침체는 출혈"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리인하를 주문하고 나섰다.

전 위원장은 경기상황에 대한 고민은 남아있지만 금리는 낮추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기의 급속한 침체는 몸으로 치면 출혈로 비유할 수 있다. 물가가 좀 오르는 것은 혈압이 좀 오르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출혈이 심한 것과 혈압이 올라가는 것이 몸에 주는 폐해를 생각하면 일반적으로 단기적으로 보면 출혈의 피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물가상승보다는 경기침체를 막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유가.환율 급등 걸림돌

이성태 한은 총재도 지난 10일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때문에 내달 금통위에서는 금리인하 결정을 내릴 것이란 기대가 컸었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120달러에 육박하고, 원.달러 환율도 1000원대 부근까지 오르면서 금리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하게 됐다. 가뜩이나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 결정을 내릴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지속적인 압력이 한은의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금리를 유지하든, 내리든 다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부의 압력 행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서 "시장의 힘에 의해서 경제를 운영할 생각보다는 자꾸 정부의 힘에 의해서 직접적인 효과를 겨냥하는 식의 접근방법을 취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고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은 노조도 이미 지난 3월 성명을 통해 "정부의 통화정책 개입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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