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승강장에 설치된 스크린도어 중 상당수가 감전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화재 시 유독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하철 승객이 화재 등 비상 상황에서 스크린도어를 열고 대피할 때 전기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스크린도어에 도료(페인트)를 칠해 감전사고를 막게 돼 있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박홍식 의원(한나라당)이 2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호선 동대문역, 2호선 교대역·사당역·서울대입구역, 5호선 김포공항역, 7호선 학동역 등 7곳의 스크린도어에 칠해진 도료가 감전을 막기 위한 절연기준에 미달했다.
박 의원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1·4호선 동대문역 각 1곳, 2·3호선 교대역 각 1곳, 2호선 사당역 1곳, 2호선 서울대입구역 1곳, 5호선 김포공항역 1곳, 5호선 우장산역 1곳, 7호선 학동역 1곳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가 정한 안전기준에 따르면 스크린도어에 1500V의 전압을 주었을 때 적어도 1분 동안 전기가 스크린도어에 흐르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삼성역과 을지로3가역의 스크린도어는 설치된 지 채 2년이 되지 않았는데도 도료를 덧칠한 것이 보였다. 도료가 벗겨져 덧칠한 것이다. 또 덧칠한 도료도 균일하게 발리지 않아 깨져 있는 곳이 많았다. 도료가 벗겨지거나 깨져 있는 것은 감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스크린도어에 덧칠한 도료 중 일부를 떼내어 불에 붙여본 결과, 독하고 매캐한 냄새가 났다. 이로 미루어볼 때 유기도료로 의심됐다. 서울메트로는 스크린도어에 사용하는 도료를 무기질 도료(세라믹 도료)로 규정하고 있다.
박 의원은 스크린도어에 칠해지는 도료의 품질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달 25일 열리는 서울시 의회 임시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예정이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2006년 1월 처음으로 스크린도어를 설치한 이래 현재 36개 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2010년까지는 전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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