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복당" vs "정신 나갔나"

복당 논란 속 박근혜계 만찬 회동

대구 달성에 머물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1일 저녁 친박연대 및 친박 무소속 연대 당선자 30여명과 만찬을 겸한 회동을 갖기로 해 주목된다. 이날 회동에선 이들의 복당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해 "친박 인사들이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한나라당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청와대와 당 일각에서 거론되는 무소속 및 친박연대 당선자에 대한 선별 복당론에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당내 박근혜계의 핵심인 유승민 의원은 11일 "복당을 원하는 사람들은 아무 조건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 "한나라당은 지금 아슬아슬한 과반수"라며 "당연히 그분들을 복당시켜야 하고, 그것도 최대한 빨리 복당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정당은 가치와 이념,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은 늘 문이 열려 있어야 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누구의 사유물도 아니고, 한나라당에 전세 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당이 소수의 사람들이 문을 닫고 복당이 되느니, 안 되느니 이런 소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복당 방식과 관련해 유 의원은 "순수 무소속, 친박 무소속, 친박연대를 구분하려고 그러는데 그것은 기술적인 문제"라며 "그분들이 결합해서 당대당 통합을 하는 게 더 빠르면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박연대도 무슨 지저분한 조건을 내걸고 이런 것을 요구하고 그래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이 지금 이 대통령하고 모든 점에서 목소리가 똑같고 청와대 거수기 역할만 할 사람들로 한나라당을 구성하면 저는 정부든 한나라당이든 좋을 게 없다"며 "복당을 시켜서 이 분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가지고 우리가 집권여당의 구실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한 "복당시키면 박근혜 세력이 커져서 어떻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는 것은 굉장히 소아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청원 "살살 빌면서는 안 간다"
  
  친박연대 서청원 공동대표도 자신들의 복당 계획과 관련해 "살살 빌면서 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뉴스레이더>에 출연해 "현재 의석수가 14석이고 교섭단체를 만들면 아쉬울 게 하나도 없다"며 "다른 정파들과 연대해 교섭단체를 만들면 되지 비굴하게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든 문제를 무소속 박근혜계와 의논하겠다"며 "자꾸 한나라당이 비위에 거슬리는 얘기를 하는데 왜 우리가 애걸해야 하나"고 말했다.
  
  복당 방식과 관련해 그는 "비례대표 의원 8명을 희생하면서까지 할 생각은 없다"면서 "당 대 당으로 통합하는 방식도 있고 정당을 해산하는 방법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8대 국회가 열리는 5월 30일 이전까지 정당을 해산할 경우 비례대표 당선자는 무소속으로 신분이 바뀐다.
  
  서 대표는 자유선진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친박연대와 무소속연대만 합쳐도 선진당보다 10석이 넘는 만큼 아직은 그렇게 생각 않는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인명진 "탈당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복당이냐"
  
  그러나 한나라당은 박근혜계 의원들에 대한 복당을 쉽게 허락하기 어려운 처지다. 총선 직후부터 인위적 정계개편을 추진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고 박 전 대표와의 관계설정 문제도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명진 윤리위원장까지 "한나라당 싫다고 탈당해서 나간 지 며칠이나 됐다고 복당한다고 그러느냐"고 복당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국민들이 정해준 대로 무소속으로 당선됐으면 무소속으로, 친박연대로 당선됐으면 친박연대로, 한나라당으로 당선됐으면 한나라당 이름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더 이상 복당이다, 친박, 친이다 이런 건 지긋지긋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 위원장은 또한 박근혜 전 대표가 '복당은 국민의 뜻'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국민의 뜻이 복당 하라고 당선시킨거냐, 무소속으로 나왔으니까 무소속으로 일하고, 친박연대 당 만들어서 나왔으니까 당신들은 거기서 일하라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인 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순수 무소속에 한해 복당시키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지도부 누가 그런 일을 하는지 모르지만 정신 나간 사람이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그는"153석이면 과반 이상이 됐는데 뭐가 아쉬워서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하느냐"면서 "과반이 넘은 상태에서 왜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하느냐,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안정적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강길부, 김광림, 송훈석 등 계파색이 옅은 무소속 당선자들의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