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PK 친박에 십자포화…"짝퉁후보"

강재섭 "PK출신 장관들 PK 발전에 도움될 것"

31일 '부산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한나라당 지도부가 부산 지역에 총출동해 박근혜계 탈당 출마자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의정 활동이 부진해 공천을 못 받은 것"이라고 맹공을 퍼붓는가 하면, 박근혜 전 대표의 한나라당 지원유세를 촉구했다.

강재섭 "친박 낙천자, 의정활동 부진해서"

이날 오후 부산 서구 지원유세에 나선 강재섭 대표는 친박 무소속 후보로 나선 유기준 후보를 겨냥해 "유 후보는 내가 사랑해서 당 대변인을 시켜줬는데, 서구 발전에 미흡하고 의정활동이 부진했기 때문에 공천에서 떨어진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표를 밀어서 공천에서 떨어졌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사하갑 지원 유세에서도 친박연대로 출마한 엄호성 후보에 대해 "박 전 대표를 밀었기 때문이 아니라 사하구의 발전이나 의정활동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강 대표는 박근혜계 좌장 김무성 의원이 출마한 남구을의 용호시장에서는 "나훈아 모창가수인 너훈아 같은 것이 친박연대"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31일 오전 부산 남구 한나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제18대 총선 중앙선거대책회의에 참여해 박희태 중앙선대위원장의 인삿말을 경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희태 중앙선대위원장, 안상수 원내대표, 강재섭 당 대표, 김형오 부산선대위원장. ⓒ뉴시스

강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시당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친박연대라든지 무소속연대라는 말을 쓰면서 엄연히 우리 한나라당에 계시는 박 전 대표의 이름과 모습과 영혼을 팔고 있는 후보들이 많다"며 "한나라당은 총선이 끝나고 난 뒤 한나라당 이름을 도용한 분들을 받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다"고 거듭 못 박았다.

중앙선대회의에는 강 대표를 비롯해 최근 합류한 박희태,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 안상수 원내대표(중앙선대위원장), 이방호 선거대책본부장 등이 모두 참석해 한나라당이 부산 지역 친박 탈당파의 돌풍을 진화하기 위해 어느 정도 공을 들이고 있는지 짐작케 했다.

"박 전 대표 당 지원유세 안 나서는 것은 이적행위"

특히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의 한나라당 지원 유세를 간곡히 촉구하기도 했다. 실제 박 전 대표가 지원유세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보다는 당 밖의 친박 후보들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사격을 차단하자는 목적이 더 커 보였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박 전 대표님께도 한 말씀 올리겠다"면서 "전국의 많은 접전 지역의 한나라당 후보들이 박 전 대표의 지원 유세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는 낙천 뒤 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박희태, 김덕룡 의원을 언급하며 박 전 대표에게 "박빙 지역에 있는 모든 지역구에 지원을 해주셔서 선거 유세에 나서주기를 당원 동지들이 바라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애당심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정의화 부산선대위원장는 "박 전 대표가 침묵을 지키는 것은 무언의 무소속 지원으로밖에 볼 수가 없다"며 "이것은 당인으로서 공적으로 생각을 하면 이적행위에 해당된다고 본다"고 박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해 비판했다.

부산 지역 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대전은요?" 발언으로 박 전 대표 효과를 톡톡히 봤던 대전.충남 지역에서도 박 전 대표의 지원유세 요청이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은 또 당 지도부에 대해 "탈당을 하지 않고 뒤에서 무소속 후보들을 돕고 있는 기초단체장이나 시의원, 구의원에 대해서도 '다음에 공천은 절대 없다'는 명확한 말씀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강재섭 "PK 관료들, PK 발전에 도움될 것"

한편 대구.경북 유세에서 'TK 15년 핍박론'으로 '지역감정 조장' 논란을 일으켰던 강 대표는 부산 지원유세 과정에서 또다시 '지역 감정 조장'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이어갔다.

강 대표는 서구 지원유세에서 "PK 출신으로 강만수 장관, 김성호 국정원장, 이종찬 민정수석, 박재완 정무수석 등이 있다"며 "부산·경남의 발전을 위해서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