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대의 유물인 한반도 비무장지대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골프장'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세계에서 가장 중무장된 국경지대인, 남북한을 가르는 비무장지대 안에 너비 4㎞쯤 되는 작은 땅에 전장 192야드 한 홀(파3)짜리 골프장이 있다며 판문점과 비무장지대의 기이한 풍경을 소개했다.
이 골프장의 페어웨이는 지뢰로 둘러싸여 있고, 공이 일단 러프로 들어가면 찾을 수도 없다.
이 골프장을 애용하는 골퍼들은 지리적으로 북한과 가장 가까운 군 부대인 유엔사 경비대대 캠프 보니파스의 군인들이다. 이 캠프와 400여 명의 유엔군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질 경우 북한 군의 정면 공격에 맞서야 하는 최전선 병력이다.
캠프 보니파스의 코빈 중사는 비번일 때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골프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전용 골프코스에서 긴장을 풀곤 한다.
머리를 짧게 깎고 사각턱을 한 전형적인 미군의 외모를 한 코빈 중사는 "진짜로 위험한 곳"이라며 "골프코스 주변은 완전 지뢰밭이고, 공이 러프에 빠지면 되찾을 생각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몇 주일 전 코빈 중사는 400달러짜리 새 골프채를 눈 앞에서 어처구니 없이 잃어버려야 했다.
맥주 몇 잔을 걸친 뒤 골프채를 잡은 코빈 중사는 "골프채를 휘두른 순간 골프채가 손에서 벗어나 러프에 빠졌다"며 하지만 지뢰밭 러프로 들어가 골프채를 찾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아쉬워 했다.
캠프 보니파스의 이름은 1976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안에서 북한의 경비병들에게 도끼로 살해당한 두 미군 장교 중 한 명인 아더 G 보니파스 대위를 기린 것이다. 미군과 한국군이 대부분 병력인 캠프 보니파스의 군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이 골프장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것.
그러나 코빈 중사의 잃어버린 골프채는 남북한의 통일로 이 골프장이 사라질 때까지는 되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인디펜던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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