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운하 배 2500톤으로 절반 축소…다리 68곳 철거 불가피"
<한겨레>는 25일 한반도대운하연구회로부터 '경부운하주식회사(가칭·건설업체 컨소시엄)'가 작성한 '경부운하 민간 투자 사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입수해 그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이 보도를 보면, 경부운하에 2500톤 배가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한강과 낙동강에 놓인 136개 다리 중에서 68개를 새로 짓거나 크게 손봐야 한다.
운하 건설 이후 철거해야 하는 다리는 서울 반포대교 밑을 지나는 잠수교 등 9개, 전면 개축이 필요한 다리는 경상북도 상주 지역을 지나는 낙단대교 등 13개로 조사됐다. 부분 개축이 필요한 다리는 서울 반포대교·잠실대교를 포함한 12개이고, 다리의 상판을 들어 올리는 다리는 삼랑진교 등 3개, 기초를 보강해야 하는 다리는 경기 여주와 강원도 원주를 잇는 목계대교 등 31개다.
경북 칠곡에서 낙동강을 지나는 경부고속철도교도 기초 보강 대상으로 꼽혔다. 이 신문은 "일단 운하 건설이 현실화되면 서울~부산 축에서 현재 하루 9만1900명을 나르는 고속철도의 운행 차질이 빚어지는 등 교통 대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한반도대운회연구회의 주도로 운하 사업 참여를 준비 중인 건설업체들이 구간을 나눠 현장 조사한 결과를 모아 분석한 결과물으로 알려졌다. 운하 사업 찬성 측을 대표하는 조원철 연세대 교수(토목공학)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경부운하 구간에 대한 교량 검토는 이것으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그간 이명박 대통령 측과 한반도대운하연구회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해왔음을 확인해준다. 한반도대운하연구회는 "경부운하에 5000톤급 바지선이 다닐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손을 봐야 하는 다리 수도 25개뿐"이라고 주장해왔다. 정작 건설업체의 연구 결과는 이와 크게 다른 것이다.
"물류 효과 미미…사업비도 최소 2조 원 추가"
일단 경부운하로 다닐 수 있는 배의 규모가 5000톤에서 2500톤급으로 줄어들면 그간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해 온 경부운하를 통한 물류 효과는 크게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손을 봐야 하는 다리가 크게 늘면서 경부운하 건설비도 애초 예정했던 것보다 수 조 원 늘게 됐다.
그간 운하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해 온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한강교량은 새로 짓는 데 1200억 원, 일반 지방도의 교량은 400억 원 정도 든다"며 "수십 개의 다리를 다시 손보려면 건설 비용에 수조 원이 추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찬성 측 조 교수도 "교량 개축 비용으로 2조3000억 원을 추가 산정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이런 분석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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