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홈런왕에 도전하는 '아시아의 거포'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이 7-8월께를 승부처로 삼고 가속 페달을 힘차게 밟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승엽은 3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주니치 드래곤스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며 타격감을 조금씩 되찾아갔다. 시즌 첫 3안타를 홈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라이벌 주니치를 상대로, 좌투수를 제물로 달성했기에 만족감은 크게 늘었다.
이승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올해 개인 목표를 확실히 밝혔다. "홈런왕 승부는 7-8월께 난다. 타격 컨디션이 완벽해질 때까지는 짧은 스윙으로 안타를 치는 데 주력하고 감이 돌아오면 풀스윙으로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올리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요미우리에 5년 만에 패권을 안겨주는 게 이승엽의 으뜸 목표라면 홈런왕 또한 그에 버금가는 명예로운 타이틀이다.
이승엽은 지난 시즌 내내 홈런 1위를 질주하다 시즌 막판 체력 고갈과 왼쪽 무릎 통증 탓에 41개에 그쳐 한국 시절부터 경쟁자였던 타이론 우즈(주니치.47개)에게 홈런왕을 빼앗겼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느라 일찍부터 몸을 풀어야 했던 지난해 이승엽은 4월에 6개, 5월 7개로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다 6월에 12개를 폭발시키며 홈런 1위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한여름인 7월과 8월에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며 각각 6개로 페이스가 뚝 떨어졌고 결국 우즈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올해는 그런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승엽이 '완벽한'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느낌이다.
이승엽은 한국에서부터 컨디션이 늦게 풀리는 전형적인 '슬로스타터'로 알려져 있다. 투수들에 대한 연구를 마치고 완벽한 스윙을 갖춘 뒤 제 실력을 발휘한다는 얘기다. '여름 사나이'라는 애칭이 이승엽의 스타일을 대변한다.
한국에서 통산 324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던 이승엽이 4월에 친 홈런은 39개에 불과하다. 한 달간 적응 과정을 마친 뒤 5월에는 가장 많은 75개의 아치를 그렸고 6월에도 72개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5,6월에는 못 미치나 7월과 8월에도 각각 42개와 53개로 적잖은 홈런을 작렬시켰다.
겨울 동안 체력 훈련에 중점을 두고 근육을 키워 온 이승엽은 수술한 왼쪽 무릎도 완전히 회복하면서 예년의 페이스대로 홈런왕에 도전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즉 5,6월에 많은 홈런을 쏘아 올리고 7,8월에도 체력을 앞세워 꾸준한 페이스로 홈런을 양산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승엽이 홈런을 가장 많이 저축해야 할 5,6월에는 그가 좋아하는 인터리그가 열린다. 올해는 5월22일부터 6월24일까지 열리는데 이승엽은 2005년과 2006년 각각 12개와 16개의 대포를 발사, 2년 연속 인터리그 홈런왕을 차지했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