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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한노총의 '밀월', 싹도 트기 전에 '삐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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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한노총의 '밀월', 싹도 트기 전에 '삐긋'

공공부문 두고 '갈등'…"이영희 장관 퇴진하라"

지난해 대선 '이명박 지지 선언'으로 시작된 한국노총과 이명박 정부의 '밀월 관계'가 싹이 트기도 전부터 삐긋거리고 있다. 갈등의 불씨는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계획이다.

새로 취임한 이영희 노동부 장관과 장석춘 한국노총 신임 집행부와의 간담회 하루 만인 7일, 한국노총 산하의 공공연맹은 "장관 퇴진" 구호를 들고 나왔다. 이영희 장관이 전날 취임 인사차 한국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 "공공부문 합리화는 역사의 방향"이라고 언급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한국노총 산하 공공연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 장관의 이런 발언을 "망언"이라고 규정하며 "공공부문에 대해 문외한인 신임 장관의 발언에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공격했다.

노동부 장관과 노동계의 갈등은 낯선 풍경은 아니다. 하지만 취임한 지 불과 열흘도 못 돼 터져 나온 "장관 퇴진" 구호의 당사자가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체결한 한국노총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한국노총 공공연맹 "노동부 장관이 구조조정의 1차 대상"

공공연맹은 "외환위기 당시 공공·금융부문 구조조정이 성공한 정책이었냐"며 "구조조정을 통해 노동자를 내몰고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외국 자본에 국내 기업을 송두리째로 넘겨주고 '먹튀'를 만든 것이 과연 합리적인 정책이었는지 이영희 장관에게 되묻는다"고 밝혔다.

공공연맹은 또 "정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 잘못된 노동의식과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 노동부 장관이 1차 대상이 돼야 마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도 감지된 공공부문 둘러싼 '신경전'
▲ 공공부문을 둘러싼 정부와 한국노총의 갈등은 6일 있었던 이영의 노동부 장관의 한국노총 방문에서도 충분히 감지됐었다. ⓒ연합뉴스

공공부문을 둘러싼 이 같은 갈등은 전날 간담회에서도 충분히 감지됐었다. 이 장관은 장 위원장이 인사말에서 먼저 "당면한 공공부문 문제에 대해 (정부와 한국노총이)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고 운을 떼자, 장시간 이 문제를 언급하며 맞받아 쳤다.

이 장관 발언의 핵심은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필요성이었다. 그는 구조조정이라는 표현 대신 '공공부문 합리화'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 장관은 "노동운동은 역사의 흐름을 거슬러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말했고, 과거 부두에 컨테이너를 처음 도입하던 때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컨테이너 도입할 때도 일자리 문제로 (노동자들의) 반대가 심했지만 그 때 계속 반대했더라면 어떻게 됐겠냐"며 "지나고 보면 합리화 과정에서 해고도 발생하지만 새 일자리도 창출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어 "공공부문도 역사의 방향을 존중하면서 그 속에서 근로자 이익을 존중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석춘 위원장이 요구한 논의의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듯한 자세였다.

"한나라-한국노총의 정책연대, 공공 때문에 깨진다"

이영희 장관의 발언에 대해 공공연맹이 이처럼 '발끈'하고 나선 것은 이명박 정부의 공공부문 구조조정 계획이 당장 현장에서부터 피부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연맹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오는 3월부터 전 공공기관에서 실시되는 감사가 구조조정의 명분 쌓기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외환위기 이후 불어닥친 한 차례의 거센 구조조정의 공포를 경험한 바 있다.

새 대통령 취임 전부터 대정부 투쟁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민주노총을 말할 것도 없고 한국노총마저 공공연맹이 이처럼 '초강수'를 들고 나옴에 따라 심각한 노정 갈등의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12월 정책협약 체결 이후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약속했던 정례정책협의회조차 열지 못한 한나라당과 한국노총의 정책연대도 휘청이는 모양새다. 공공연맹의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한나라당과 한국노총의 정책연대가 공공 때문에 깨질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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