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들은 김선일씨 피랍사건과 관련,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라며 "이번 사건 책임은 명분없는 전쟁을 시작한 미국 정부와 추가파병을 결정한 한국정부에 있다"며 즉각 파병결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 "정부, 저항세력 탓하기 전에 추가파병 결정한 스스로 반성하라"**
3백61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은 21일 오후1시 청와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의 무사귀환과 추가파병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종렬 국민행동 공동대표는 "염려했던 대로 끔직한 사태가 발생했다"며 "추가파병을 일관되게 반대한 우리들은 이전부터 (이번 사태를) 예견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추가파병을 철회하지 않으면) 이보다 열배, 백배는 더 크고 위험한 재앙이 우리 국민에게 닥칠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우리는 지금껏 파병반대 운동을 해 왔다"고 덧붙였다.
홍근수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는 "정부의 존재 목적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정부는 즉각적인 판단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정부의 태도를 비난했다. 홍대표는 이어 "절차적으로 아무런 문제없는 대통령 탄핵도 국민들의 거센 저항으로 기각되었다"며 "국민 과반수 이상이 반대하고 있는 추가파병을 철회 하지 않으면 노무현 정부도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17일 (김씨가) 피랍된 사실을 정부는 진정으로 몰랐냐"며 정부가 피랍 사실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김씨가 만에 하나라도 생명을 잃는다면 이 모든 책임은 명분없이 수많은 이라크인을 학살한 미국정부와 함께 국민이 반대하는 추가파병을 결정한 한국 정부에 있다"며 "정부는 저항세력을 탓하기 전에 파병을 결정한 스스로를 반성하고 파병방침을 철회하라"고 덧붙였다.
***"저항세력, 무고한 김씨 즉각 석방하라"**
이들은 저항세력에게도 김씨를 조기에 석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오종렬 대표는 "우리는 저항세력 못지 않게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다"며 "우리 국민들 대다수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라크 저항세력도 알았으면 한다"며 "전쟁과 범죄에 가담하지 않은 모든 생명은 중요하다. 김씨의 석방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도 "민간인을 억류하고 살해위협을 하는 것은 결코 이라크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24시간으로 시한을 못박은 것은 지나치게 일방적인 요구로서 한국국민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고 결정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민주노동당과 함께 21일 오후 7시부터 광화문 촛불시위에 들어가는 등 보다 적극적인 '직접행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또 오는 30일에는 범국민적 차원에서 대규모 촛불시위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국민행동 한 관계자는 "정부가 추가파병 방침을 끝내 철회하지 않아 만에 하나 불상사가 발생하면 지금과는 다른 시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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