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26일 펼쳐지는 월드컵 2차예선 남북 대결의 장소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FIFA(국제축구연맹)가 중재안을 5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아직까지 남북 축구 대결의 개최지는 오리무중이다.
경기 중계권자인 SBS가 "경기를 예정대로 평양에서 개최하되 태극기, 애국가를 FIFA기와 FIFA가로 대신한다"는 FIFA의 조정안 가능성을 보도했지만 아직 대한축구협회는 이 같은 FIFA의 공문을 받지 못했다. 더욱이 대한축구협회는 만약 SBS에 보도와 같은 중재안이 결정될 경우 이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 남북간 실무협상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이 태극기와 애국가의 사용문제였다는 점에서 이를 받아 들일 경우 FIFA에 중재 요청을 한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
하지만 FIFA가 그들이 세운 규정을 깨가며 FIFA기와 FIFA가를 사용하라는 중재안을 내세울 경우에는 대한축구협회는 명분과 실리를 다 잃을 수밖에 없다. 북측이 원래 제시했던 아리랑, 한반도기 사용보다 못한 결과라서다. 자칫 경기를 펼치는 두 팀의 국가와 국기가 있어야 한다는 FIFA의 규정에만 너무 갇혀 있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남북대결 개최지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경기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평양 김일성 경기장의 인조잔디가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스포츠 외교 측면에서는 평양에서 남북대결을 하는 게 좋다"라고 했다.
그는 "인조잔디 구장은 한국에 불리한 게 사실이다. 마찰력 때문에 볼의 속도도 느려지고, 드리블이나 킥을 할 때도 천연잔디 구장과는 감이 전혀 다르다. 북한의 밀집 수비를 깨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요소다"라고 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히딩크 감독은 유로 2008 예선에서 잉글랜드 선수들이 인조잔디에서 뛴 경험이 없다는 점을 간파해 인조잔디 구장에서 홈경기를 치러 거함 잉글랜드를 침몰시킨 바 있다.
그는 인조잔디 구장이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전력상 북한이 우리를 이기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뒤지는 북한에는 외부적인 요인이 남북대결에 개입되는 게 유리할 것이다. 그들이 많이 경험했던 인조잔디 구장에서 비가 오는 가운데 경기를 치른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북한이 우리를 이기긴 어렵다. 그들이 거둘 수 있는 최대한의 결과는 아마 무승부일 것이다".
북한 축구의 새 골잡이 정대세에 대해 말을 꺼내자, 김 위원은 "자신의 신체 조건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선수다. 그가 뛰는 J리그와 같이 질이 좋은 패스를 북한 선수들이 해준다면 더 무서운 존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수비위주의 북한에는 정대세의 폭발적인 문전쇄도를 살려줄 수 있는 패스를 할 만한 선수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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