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특사의 특강이 열린 의원회관 소회의실 앞에는 이미 5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한 특사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 입구에 들어선 한 특사는 기자들이 모여 있는 이유를 알겠다는 듯이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한 특사의 입은 무거웠다. 기자들은 한 특사에게 "총리직 제안에 대한 연락은 받았느냐"고 수차례 질문을 했지만 "이 자리에는 기후변화 특사로 특강을 하러 온 것이기 때문에 기후변화와 관련된 질문이 아니면 답하지 않겠다"며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은 채 강연장으로 입장했다.
다만 한 특사는 강연장에 입장하며 방명록에 '국민을 위한 정치에 진력을 다하라'는 뜻의 "위민진정(爲民盡政)"이라는 글을 써 눈길을 끌었다.
"지구 온난화 심각한 문제"
한편 한 특사는 이날 특강에서 자신보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 특사는 "유엔이는 콩고 등 분쟁지역과 미얀마의 민주화 문제 등 수많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지만 반 총장은 지구 온난화 문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남극과 칠레의 빙하가 녹는 현장과 아마존의 열대우림 지역을 방문했으며, 발리 회의 때도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회원국 대표들을 설득하는 등 기후변화 당사국 회의에 매우 적극적이다"고 추켜세웠다.
한 특사는 또 이날 강연에서 지구 온난화 문제와 관련해 해박한 지식과 관심을 보여줬다. 한 특사는 "현재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에서는 해마다 영국 영토만한 면적의 빙하가 녹고 있다"며 "다음 세대에는 큰 재앙이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한 특사가 이명박 정부 첫 총리로 임명될 경우, 특사 시절 쌓은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과 경력을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총리 후보 1순위'로 꼽히는 한 특사는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교수가 된 뒤 상공부 장관, 주미 대사, 대통령 비서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 외교통상부 장관 등 다양한 방면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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