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인권센터, 불교인권위원회, 새사회연대 등 국내 27개 인권단체들이 7일 오전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군의 이라크포로 잔혹행위를 규탄하고 한국정부에 파병철회를 촉구했다.
***인권단체, "짐슴의 탈을 쓰지 않고서야"**
이날 기자회견은 미군의 학살에 희생된 이라크 민중에 애도식으로 시작, 이라크내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항의서한 낭독, 한국정부에 파병철회를 촉구하는 서한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이창수 새사회연대대표는 최근 폭로된 미군의 이라크 포로 성고문과 관련, "인간 존엄성마저 짓밟은 가혹의 실상은 며칠을 충격과 경악속에 보내게 했다"고 말했다. 임기난 민가협 상임의장도 "짐승의 탈을 쓰지 않고는 할 수 없는 가혹한 전쟁범죄"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공동으로 작성한 '미국 정부에 보내는 항의서한'을 통해 "며칠동안 이라크인 포로를 상대로 미군이 자행했던 잔혹한 성적학대와 인권유린의 참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전쟁과 전쟁과 점령의 명분으로 미국이 내세웠던 '이라크의 자유'란 한낱 거짓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 또 한번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최근 성고문사건을 미 정부와 무관한 몇몇 미군 소행이라는 미 정부 주장에 대해"(이번 사건은) 군 수뇌부와 정보기관이 깊숙이 개입된 조직범죄"라며 "이미 이라크인 포로들에 대한 고문과 인권유린을 미 정부가 방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또 "미 정부는 이미 여러해 전부터 "테러와의 전쟁"을 명목으로 인권침해와 고문을 정당화하고, 전쟁범죄의 예방과 처벌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역행해 왔다"며, 미정부가 지난 2002년 전쟁범죄의 예방과 처벌을 위해 창립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미군에 대한 면책특권을 요구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로마규정(ICC설립 바탕이 된 국제규정)에서 탈퇴하고 국제고문방지협약 체결에도 반대한 점등을 꼽았다.
이들은 따라서 "이번에 드러난 이라크 점령미군의 잔혹행위는 여러 해 동안 미 정부가 추진해온 반인권적인 외교행보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정부, 전쟁범죄에 동참할 것인가"**
이날 인권단체들은 추가파병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강력히 항의했다.
이들은 한국정부에 보내는 서한에서 "미군의 포로 성고문과 학대행위, 9백명에 이르는 팔루자 학살 등 심각한 이라크 상황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파병결정을 철회하지 않는 정부와 정치권에 강력한 항의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정부는 오히려 현실에 대한 정보왜곡과 부실조사로 국민들을 속이며 파병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한-미 동맹관계와 국익의 논리에 갇혀 인류에 대한 씻을 수 없는 범죄행위를 묵인하고, 야만적인 전쟁범죄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맹성토했다. 이들은 이어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가 말살된 이라크에 재건과 치안을 위해 군대를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기만적인 행태인지 정부는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권단체들은 앞으로 정부의 파병철회 결정이 있을 때까지 다양한 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단체간 의견조율이 마치는 대로 '1인시위', '이라크 관련 간담회 개최'뿐만 아니라 2005년 경에 조지W.부시 등 이라크 침략 핵심 인사들을 국제 전범재판소에 세우기 위해 국제 인권단체들과 긴밀히 상호공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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