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BBK 의혹' 수사 과정에서 핵심인물인 김경준씨를 변호해 온 오재원 변호사가 돌연 사임한 것으로 9일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오 변호사는 김씨가 재판에 넘겨진 이후에도 계속 사건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사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씨는 오 변호사 및 같은 사무실 소속 변호사 등 3명 외에도 최근 김씨를 구치소에서 접견해 온 이회창 대선 후보 캠프측 김정술 법률지원단장 등 '정치권 변호사' 2명을 더 선임했다.
오 변호사 그룹은 김씨의 검찰 조사 과정에 대부분 입회하는 등 변론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김 변호사 등은 김씨를 접견한 뒤 김씨의 주장을 외부에 알리는 '선전활동'에 주력하고 있었다.
오 변호사는 김씨의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법정 밖에서 이번 사건이 '정치 쟁점화'하고 있는 점 등으로 인해 부담을 느끼고 변호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오 변호사는 김경준씨의 변호 과정에서 갖고 있던 각종 자료를 김종술 변호사와 함께 일하고 있는 홍선식 변호사에게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홍 변호사는 "오 변호사로부터 사건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하고 있으며 월요일 김경준씨를 접견해 보석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변호사는 이날 하루 종일 휴대전화 전원을 끈채 외부 연락에 응하지 않았다.
오 변호사에 앞서 김씨를 변호했던 박수종 변호사도 당초 이번 사건을 형사사건으로 생각해 변호를 맡았다가 '언론과 접촉해 입장을 대변해 달라'는 김씨 가족측의 요구를 여러차례 받게 되자 사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공판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김씨를 변호해 줄 변호사가 나오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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