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청사 앞에는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과 정동영, 권영길, 이회창 후보 지지자 등이 몰려와 진을 치고 있었고, 검찰은 경찰병력을 동원해 검찰청사 정문을 단단히 막았다. 그리고 11시가 넘어 이명박 후보에게 혐의가 없다는 수사결과가 발표되자 격정적인 규탄의 목소리와 만세 삼창이 뒤섞였다.
"권력의 시녀, 줄서기 검찰"
권영길 후보의 유세차를 중심으로 민주노동당 당원들은 "검찰이 권력의 시녀가 돼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검찰을 강하게 비난했고, 한국진보연대도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수사결과 발표가 임박하자 조금씩 수사 결과를 흘려 국민들의 분노를 희석했다"며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진보연대는 "'눈치보기'와 '줄서기'의 결과인 이번 수사 발표가 원천 무효임을 선언한다"며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 퇴진과 함께 특검법 발의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후보 지지자들도 검찰에 대해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정동영과 함께 하는 사람들' 대표로 검찰 주변에서 철야 농성을 벌인 이재명 변호사는 "세상이 다 아는 일을 검찰만 모르고 있다"며 "국민들로부터 받은 권력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총재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검찰을 비난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정광용 대표는 "검찰 발표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검찰 말 들어서 이명박 후보 이름 빼주면 3년, 안 들으면 10년을 구형하겠다는 것은 도둑놈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김경준 필담 메모' 의혹을 언급했다.
이회창 후보 측도 유세차를 이용해 검찰을 규탄하며 선전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명박 음해 이회창은 사퇴하라"
반면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은 '검찰 칭송'에 목청을 높였다. 지지자들은 '검찰 만세' 삼창을 부르짖기도 했으며, 즉석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와 환영의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반 이명박' 진영을 맹공했다.
뉴라이트대학생 연합은 기자회견을 통해 "BBK사건의 본질이 대통령 선거를 앞둔 공작정치라는 것이 명백함에도 일부 정치권과 언론은 의혹을 부풀리는 데 여념이 없다"며 "검찰은 BBK 사건의 단독범죄자인 김경준을 강력히 처벌하라"라고 요구했다.
박종웅 전 국회의원 등 민주계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연대 21'도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신당과 이회창 후보가 계속해서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작태를 보인다면 준엄한 역사의 심판과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력 경고한다"고 말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이회창 후보에 대해 사퇴를 촉구했고, 한 보수단체 회원은 이회창 후보의 유세차를 가리키며 "근거 없이 이명박 후보를 공격한 이회창은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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