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던 22일 오후(현지시각) 바그다드 '그린존' 내 총리 공관 부근에서 로켓공격이 일어났다.
반 총장과 알-말리키 총리는 다행히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총리실 보안 관계자는 로켓포 공격이라고 확인했다.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로켓포는 총리 공관에서 50m 정도 밖에 떨어졌으며 지름 1m의 구멍이 땅에 파일 만큼 강력했다.
갑작스런 폭음을 들은 반 총장은 수첩을 주머니에 넣은 뒤 연단 뒤로 급히 숨었으며 놀라 몸을 떨며 주위를 급히 살폈다고 현장에 있던 외신들이 보도했고 폭발의 충격으로 건물이 흔들리면서 기자회견장 천장에서 파편이 떨어지기도 했다.
기자회견중 반 총장이 폭음에 놀라 급히 몸을 움츠리는 모습은 CNN 등을 통해 방영됐다.
폭발음이 들린 지 몇 분만에 공동 기자회견은 재개됐고 반 총장과 이라크 총리는 폭발음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질문 1개를 더 받아 이에 대답한 뒤 기자회견을 급히 끝맺었다.
이날 공격은 반 총장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라크 국민과 정부의 더 건강하고 안전하고 번영된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고 이를 통역하던 중 벌어졌다.
그러나 이 로켓공격이 반 총장과 이라크 총리의 기자회견을 겨냥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차 2대가 파괴되고 기자회견장 외곽 경비원 2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공격 직후 미군은 헬기로 로켓이 날아온 방향을 수색했다.
이날 오전 예고없이 바그다드에 도착한 반 총장은 올해 1월 취임 이래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했다.
바그다드 중심부의 그린존은 미군의 특별 경계구역으로 이라크 정부청사와 미국 대사관, 총리 공관 등 주요 정부 시설이 밀집한 곳으로 종종 저항세력의 박격포와 로켓포 공격이 일어나곤 한다.
유엔은 2003년 8월 바그다드 유엔사무소 건물이 저항세력의 폭탄테러 공격을 받아 세르지오 비에이라 드 멜루 유엔 특사 등 22명이 사망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유엔사무소가 또 폭탄테러를 받자 이라크 상주 직원을 모두 철수했다.
그러나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은 이듬해인 2004년 8월 직원수를 35명으로 한정하고 활동 영역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건으로 바그다드에 소규모 파견사무소를 열었다.
한편 반 총장은 알-말리키 총리와 회담한 뒤 "좋은 만남이었다"며 이라크 정부에 대한 유엔의 지원을 약속했다.
1시간여에 걸친 이날 회담에서 이들은 반 총장이 지난주 80여 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윤곽이 그려진 이라크 재건을 위한 5개년 국제협약에 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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