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유소 가운데 지난 1년간 거래 정유사를 바꾼 업체는 사실상 전무해서 정유사간에 주유소 유치 경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서울시가 조사한 7월과 9월 주유소 현황에 따르면 자료가 없는 광진구와 종로구를 제외한 23개 구의 주유소 650여개 가운데 지난 1년간 상표가 바뀐 업체는 겨우 7개(1%)였다.
이 중 강남구 남부 주유소와 금천구 가리봉 주유소 등의 6개 주유소는 모두 현대오일뱅크에서 SK인천정유로 상표를 전환한 것이어서 실질적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없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들 주유소는 과거에 현대정유가 한화에너지(인천정유)를 인수하면서 현대 폴을 달게 됐는데 나중에 현대정유가 다시 한화에너지를 분리하고 난 뒤에도 마케팅력이 강한 현대오일뱅크에 남아있다가 이번에 SK가 인천정유를 인수하면서 옮겨간 것이다.
주유소 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사간 경쟁에 의한 상표 전환이라기보다는 원래 소속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하고 "그나마도 인천정유가 SK에 인수된 뒤 주유소 확보에 적극 나선데 따른 결과이며 예년에는 서울에서 한 해에 1-2건 이상 찾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와같은 주유소의 폴 교체가 흔치 않은 이유는 정유사들이 경쟁에 따른 비용확대를 어떻게든 막으려고 애쓰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주유소가 임의로 거래 정유사를 바꾸려고 하면 기존 거래업체에서 못바꾸게 할 뿐 아니라 다른 정유사에서 받아주지도 않는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몇년 전 거래 정유사를 바꾼 한 주유소 사장은 "원하는 정유사가 폴 싸움을 할 때까지 몇년을 기다리고 나서야 바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유사들은 주유소 자금 지원 조건 등을 놓고 무리한 경쟁을 벌이다 보면 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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