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원청인 한국전력공사의 외면과 "민주노총을 탈퇴해야 한다"는 협력업체 사장들의 '고집'으로 지난 여름 시작한 파업이 130일을 넘기던 즈음이었다.
그리고 또 열흘이 훌쩍 지났다. 함께 전봇대를 오르 내리던 정해진이 죽었는데도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그때는 둘이었는데 이제는 혼자 남았다.
민주노총이 주최한 '정해진 열사 정신 계승 노동자대회'가 열린 6일 오후, 한국전력공사 본사가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화려한 빌딩 숲 사이. 지는 해와 화려한 강남의 중심부에 어울리지 않게 들어찬 전경들을 뒤로 하고 홀로 서 있는 한 건설 노동자가 쓸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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