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4일 분신한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 박일수 씨 관련 교섭요청에 대해 현대중공업이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민주노총이 현대중공업 실질적 대표인 정몽준 국회의원의 낙선운동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 의원(국민통합 21)은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로 울산 동구에서 4회 연속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 현대중공업, 교섭 요구 무대응으로 일관**
민주노총이 정몽준 의원 낙선운동을 고려하게 된 배경에는 현중이 박일수씨 분신 관련 교섭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고 박일수 열사 분신대책위’(위원장 이헌구 민주노총울산지부 지부장)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중공업과 조건없이 교섭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회사측에게 교섭에 성실히 임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또 지난 17일에는 ▲사과 및 책임자 처벌, ▲인터기업 소속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승계보장 ▲현중사내하청노조의 활동 보장과 편의제공 등 총 12개 항과 45개 목으로 구성된 분신대책위의 교섭요구안을 발송하기도 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현중은 대책위의 이러한 교섭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그간 박일수 씨 죽음에 대한 의혹제기, 명예훼손 행위도 그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중이 교섭에 임하기 어려운 이유**
현대중공업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지금껏 제 3자적 입장을 고수해왔다. 즉 박일수 씨는 사망당시 퇴직한 신분이고, 현중과 관련이 있다고 하더라도 단지 박 씨가 생전에 다닌 인터기업이 현중 하청업체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현중은 이를 근거로 현중은 교섭에 임할 이유도 없지만, 혹시 교섭에 임하더라도 박씨가 사내에서 분신을 한 데 따른 도의적 차원일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대책위가 10일 사측에게 조건없는 교섭을 요구함에 따라 사측도 교섭 불가입장에서 선회하는 듯했다. 하지만 교섭을 요구한 지 13일이 지난 지금껏 어떠한 진척도 없는 것은 현중과 현중노조와의 갈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현중은 대책위의 조건없는 교섭요구에 대해 “현중노조의 항의로 교섭에 임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중노조는 지난 2월 15일 대책위를 탈퇴한 이후 교섭의 전권을 현중노조에 위임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대책위의 교섭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책위가 조건없는 교섭을 사측에 제안하자, 현중 사측이 현중노조를 배제하고 대책위와 협상할 것을 우려,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정몽준 의원 빨리 나서라**
협상이 지연되자 민주노총은 정몽준의원 낙선운동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이동익 민주노총 울산지부 정책국장은 “조건없는 교섭을 요구한지 열흘이 지나도록, 사측은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다음 주까지 상황변화가 없으면, 민주노총 중앙 단위에서 시민사회단체에 정몽준 의원 낙선운동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 국장은 “박일수 씨가 근무한 인터기업이 불법파견업체임이 드러난 상황에서 실질적 책임 당사자는 현대중공업”이라며 “대책위는 1차 교섭 대상자가 현대중공업이라는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위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현중 관계자는 “대책위가 노동조합(현중노조)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그것도 정치적으로 사태를 몰고 가려는 이상 대화하기 어렵다"고 말해, 대치정국은 더욱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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