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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배우들이 헐리웃에서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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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배우들이 헐리웃에서 성공하려면

[Film Festival] 고어 버빈스키와 양자경, CAA의 관계자들이 나눈 헐리웃의 아시아 배우 이야기들

양자경이 출연할 예정이었던 프로그램 중 야외행사인 '아주담담'은 날씨 때문에 취소되었지만 '라운드토크 2'는 제시간에 열렸다. 9일(화요일) 오후 6시에 그랜드호텔 6층 에머랄드 홀에서 열린 '라운드 토크 2 :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나타난 아시아의 형상들'는 양자경과 <캐러비안 해적> 시리즈의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패널로 출연해서인지 열띤 취재경쟁이 벌어졌다. 헐리웃의 유명 배우들과 감독들이 속해있는 대표적인 에이전시인 CAA의 피터 로어가 모더레이터를 맡고 양자경, 고어 버빈스키, 그리고 CAA의 스펜서 바움가르텐이 패널로 참석한 이번 라운드토크는 현재 헐리웃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시아 배우들이 겪는 어려움과 난관들, 그리고 이것을 뚫고 성공한 '선배'로서 양자경의 조언 등이 주를 이루었다. 이밖에 <올드보이>를 매우 칭찬하며 송강호, 최민식과 같은 배우들과 같이 일하고 싶다고 밝힌 고어 버빈스키의 발언도 화제에 올랐다.
ⓒ프레시안무비
CAA의 피터 로어가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도 아시아 배우들에게 주로 의뢰가 오는 역할은 매우 '전형적인' 역할들뿐이다. 애초 시나리오에서부터 아시아인을 염두에 두고 설정된 배역이 아닌 이상, 아시아 배우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는 매우 좁은 셈.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특히 호주 출신의 백인 배우들이 그러했듯, 아시아 배우들은 뛰어난 연기력에 심지어 액션 연기와 다국어 구사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헐리웃에서 제대로 성공하기가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양자경의 경우는 다른 아시아 배우들에게 매우 귀감이 되고 있는 상태. 또한 그러한 양자경 역시 완벽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음은 물론, 여배우로서는 흔치 않게 다양한 액션 연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이며, 헐리웃에서 그녀가 주로 맡았던 역할 역시 그러한 액션 실력을 어필할 수 있는 배역이었음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객석에서 나오기도 했다. <캐러비안 해적 3 : 세상의 끝에서>에서 주윤발을 비롯해 다양한 아시아 배우를 캐스팅했던 고어 버빈스키 감독은 "헐리웃에서는 감독이 일명 '파이널 컷'이라 불리는 최종편집권을 가지기 위해서도 계속해서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감독이 아시아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어도 그것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창작자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캐러비안 해적>과 같은 대성공작을 연출한 감독마저도 파이널 컷에 대한 권리를 갖기가 그토록 힘드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은 현재 최종편집권을 갖고 있지만, 자신이 싸우는 상대는 제작사라기보다는 '흥행이 모든 것의 기준인 영화제작 시스템 그 자체, 그리고 그 시스템에서 적당히 타협하려는 유혹을 받게 되는 자기자신'이라고 밝혔다. 성공작에 나온 인기 배우를 캐스팅해야 영화의 성공이 보장받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인 만큼, 다소 안 알려진 배우를 기용하는 것, 특히 사람들의 눈에 익숙하지 않은 동양배우를 기용하는 것이 영화의 흥행에 위험요소로 여겨지는 게 사실이라는 것.
고어 버빈스키 감독 ⓒ프레시안무비

그러나 아시아 배우가 결국 실력을 인정받는 것은, 그가 헐리웃에서 어떤 도전을 보이느냐보다는, 훌륭한 아시아 영화에서 훌륭한 연기를 펼치는 것이라고 고어 버빈스키는 강조했다. 현재 헐리웃의 창작력은 장벽에 부딪힌 상태라 진단한 그는, 오히려 아시아에서 훌륭한 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이러한 좋은 배우들이 발굴되는 계기 역시 그러한 영화에서 배우가 얼마나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올드보이>를 예로 들면서, 자신이 매우 충격을 받은 영화라 소개하는 한편 <올드보이>에 출연한 최민식은 "진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자막을 보며 영화를 보노라면 종종 배우가 얼마나 연기를 잘 하는가 판가름하기 어려울 때가 많지만, 최민식, 그리고 (다른 영화에서의) 송강호는 '연기'를 한다기보다 정말 그 인물이 되어 깊은 내면의 정서까지 보여주더라."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헐리웃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영화들 중에는 점차 아시아 배우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에이전시 소속이라는 특성상 수많은 각본들을 읽어볼 수밖에 없는 위치인 피터 로어가 밝힌 바에 따르면, 최근 비와 중국의 위난이 출연하고 있는 워쇼스키 감독의 <스피드 레이서>에서 비가 맡은 역할뿐 아니라 트란 안 홍 감독의 신작 <I Come with the Rain>에서 조쉬 하트넷과 함께 주연을 맡은 이병헌의 배역 역시 그저 기능적으로 아시아 배우를 필요로 하는 역이라기보다 각본 자체가 매우 잘 쓰여진, 훌륭하게 캐릭터라이징된 배역이라고 밝혔다. 양자경은 "아시아에는 훌륭한 '이야기'도 많다. 이러한 이야기를 발굴해 헐리웃에서 리메이크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며 견해를 밝혔지만, 고어 버빈스키는 "관객들은 똑같은 이야기를 워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아시아 영화는 아시아 영화 나름의 장점을 살려 계속 새롭고 좋은 영화들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가지 장벽을 뚫고 현재 다양한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는 양자경에게 '비결'을 묻는 질문에 대하여, 그녀는 자신은 운이 좋았다는 말과 함께 결국 '일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키워드라 답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하느라 최근엔 아시아 영화에 출연하지 못했지만, 자신은 자신의 영화의 고향인 아시아에서 조만간 다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밝혀 박수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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