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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들쭉술은 현정은 회장에게 얻어먹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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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들쭉술은 현정은 회장에게 얻어먹으라"

[2007남북정상선언] 백두산 직항로 관광에 관심 집중

"남과 북은 백두산관광을 실시하며 이를 위해 백두산-서울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2007 남북정상선언' 제6항의 이 한 줄에 남측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눈길이 꽂혔다. 점점 팔로의 입지가 좁아지는 중국측 백두산 관광코스에 비해 북한측 백두산 관광코스가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육로를 이용해도 가는 데만 5시간 이상이 걸리는 금강산 관광에 비해 '직항'을 이용하는 백두산 관광은 관광업 측면에서도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

백두산 관광, 일단 현대그룹 유력

그렇다면 남북정상선언의 이 조항 때문에 가장 활짝 웃은 이는 누구일까. 현재로서는 일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4일 노무현 대통령 환송 오찬에서 북측 고위인사들에게 "현 회장에게 백두산 들쭉술을 얻어 먹으라"는 말로 백두산 관광을 현대아산에 맡기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찬 헤드테이블 정면에 앉은 현 회장을 보고 이같은 말을 했다. 환송 오찬은 북측이 준비한 것이므로 김 위원장의 정면에 현 회장을 앉힌 것도 김 위원장의 의중이 담겼다는 해석이다.

특히 현 회장의 양 옆으로는 북한 대남정책의 최고 실세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과 또 다른 핵심 당국자가 앉아 있어 김 위원장의 말은 사실상 구두 결재나 다름 없었다.

소식통은 "현대가 대북 사업 때문에 위기를 겪었고 현 회장 개인으로도 어려운 일을 많이 겪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배려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정은 회장, 귀환 직후 백두산 관광 관련 발언

백두산 직항로 개설은 주무 부처인 한국관광공사에서도 미리 눈치를 채지 못 할 정도로 파격적인 합의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통로를 이용한 백두산 관광 코스 개발은 수년 전부터 이뤄져 왔지만, 지지부진했던 상태로 이번 '직항로' 개설은 합의는 지지부진하던 백두산 관광 개발을 단숨에 촉진시킬 것이라는 반응이다.

다만 합의에도 불구하고 당장 북측 코스를 이용한 백두산 관광은 힘들 전망이다. 이미 백두산은 겨울을 맞이하고 있고, 호텔 등 제반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직항로' 개설에 합의를 했다고는 하나 구체적인 항로를 결정하는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공사의 한 관계자는 "백두산 관광을 담당하게 될 삼지연 비행장이 아직 민간 여객 항공 수요를 수용할 만큼의 시설을 갖추지 못 하고 있고, 인근의 숙박 시설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백두산 지역은 이미 겨울이기 때문에 당장 시설을 개선할 수는 없고, 내년 봄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금강산 관광을 시행하고 있는 현정은 회장도 이날 귀환 직후 "백두산은 내년 4월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두산 관광, 현대그룹vs통일그룹

하지만 백두산 관광이 현대에 낙찰되리라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현대는 고 정주영 회장 때부터 북한 지역에서의 여러 사업에 대한 우선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2005년부터 북측이 개성 관광을 롯데관광에 넘겨주려 한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아리랑 공연을 위한 평양관광을 통일그룹에 넘겨줬던 아픈 경험도 갖고 있다.

따라서 가장 안정된 수익성이 보장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백두산 직항 관광'은 대북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기업들의 경쟁이 훨씬 치열할 것이 전망된다.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백두산 들쭉술은 현 회장에게…"라는 비공식적 양해각서(MOU)를 받은 현대가 백두산 관광 사업권을 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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