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클래식무비 전문 국제영화제 열린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클래식무비 전문 국제영화제 열린다

[충무로이모저모] 충무로영화제, 오해와 편견딛고 출범

10월 25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리는 제1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이하 '충무로영화제')가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첫 출발을 하게 될 영화제의 개요를 드러냈다. 충무로가 속해있는 중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발견, 복원, 창조'라는 키워드를 미션으로 삼고 다른 영화제들과 달리 '고전영화'를 중점적으로 상영한다. 중구에 위치한 중앙시네마, 대한극장, 명보극장 등에서 상영하며 남산골 한옥마을, 청계광장 등에서 야외상영을, 충무아트홀에서 기획전시 및 행사를 열게 된다. 충무로영화제는 크게 'CHIFFS 매스터즈', '공식초청부문', '아시아 영화의 재발견', '한국영화 추억전' 등을 포함한 7개의 메인 섹션을 두어, 국적을 막론하고 고전 감독들의 작품들과 아시아, 한국 영화에서 다소 묻혀지고 잊혀진 영화들을 현재적 의미에서 재조망할 예정. 올해 'CHIFFS 매스터즈'의 주인공은 존 부어맨 감독으로, <포인트 블랭크>과 <서바이벌 게임>, <엑스칼리버> 등 고전 걸작들은 물론 국내에서 개봉한 바 있는 근작 <제너럴> 등을 포함해 대표작 8편과, 그가 영화계에 입문하는 계기를 제공해준 동시에 평생 우정을 지속했던 배우 리 마빈에 대해 존 부어맨이 직접 찍은 다큐멘터리 <리 마빈의 초상>이 상영된다.
제1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기자회견 ⓒ프레시안무비
'공식초청부문'에서는 디지털로 완전 복원된 로렌스 올리비에 감독, 주연의 <헨리 5세>와 디지털로 사운드가 복원된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을 비롯, 헐리웃의 역사적인 스튜디오였던 유나이티드 아티스츠를 문닫게 만든 것으로 악명 높은 마이클 치미노 감독의 <천국의 문>이 러닝타임 225분의 디렉터스 컷으로 상영된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공식 출범을 알린 '세계영화재단'의 첫 복원작품인 아흐메드 엘 마안누니 감독의 <트랑스> 역시 '복원'이라는 키워드에 충실하고자 한 올해 충무로영화제의 선택. 그런가 하면 올해 추모 30주기를 맞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 5편을 리차드 쉬켈의 다큐멘터리 <찰리 채플린의 인생, 그리고 예술>과 함께 상영한다. '추억의 그 영화'라는 소섹션에서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 상영될 예정. '복원'이라는 키워드와 관련해 눈에 띄는 또 하나의 프로그램은 도쿄국립영상헨터가 복원한 단편 작품들을 모아 상영하는 '도쿄국립영상센터의 단편복원모음전'. 오스 야스지로가 1929년 연출한 14분짜리 단편 <일본식 싸움친구>와 <못말리는 아이>를 포함해 4편을 상영한다.
리 마빈의 초상 ⓒ충무로영화제 www.chiffs.kr
매년 한 국가를 선정하여 우리에겐 상대적으로 낯선 그 나라의 영화사를 가볍게 조망하는 '또 하나의 영화 대륙' 부문에서는 올해 '호주영화사 특별전'을 열어 호주 국립영상음향자료원이 제공한 영화들을 상영하게 된다. 초기 무성영화부터 비교적 최근작까지, 호주 영화사를 일별해 볼 수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니콜라스 뢰그, 질리언 암스트롱, 브루스 베레스포드, 필립 노이스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감독들의 영화들과, 조지 밀러의 <매드 맥스 2>, 바즈 루어만의 <댄싱 히어로> 등도 포함되어 있다. '아시아 영화의 재발견' 부문은 크게 두 개의 소섹션을 두어,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 <아비정전> 등의 편집감독이기도 하면서 왕가위로 대표되는 현재의 홍콩 뉴웨이브의 시초를 알렸지만 상대적으로 묻혀있는 담가명 감독을 선정하여 <명검>, <열화청춘> 등 그의 영화 5편을 상영하며, 또한 우디네극동영화제가 2006년 기획했던 '아시아 노래하다' 섹션의 영화들을 그대로 받아 아시아의 뮤지컬 장르의 영화들을 모아 상영한다. 여기엔 이명세 감독의 <남자는 괴로워>, 왕 티안린 감독의 <와일드 와일드 로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아마도 충무로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섹션이라 여겨질 만한 '한국영화추모전'은 그간 잊혀졌고 상대적으로 덜 평가를 받은 한국 고전영화들을 지속적으로 재발굴한다는 원대한 포부를 안고 시작하는 섹션. 영화제들에서 상대적으로 덜 상영되었던 유현목 감독의 <막차로 온 손님들>, 김수용 감독의 <사격장의 아이들>을 비롯해 김기영 감독의 <이어도>, 임권택 감독의 <연산일기> 등을 상영하며, 이장호 감독의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이명세 감독의 <기쁜 우리 젊은 날> 역시 이 섹션에 포함되어 필름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우리 영화 중 영화 제작에 관한 영화 4편을 모아 과거 충무로의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 '충무로 on 충무로' 역시 한국영화추모전 부문의 소섹션으로 포함되어 있다.
매드 맥스 2 ⓒ충무로영화제 www.chiffs.kr
신작들을 대거 소개하며 새로운 감독들과 영화들을 발굴하는 것이 아닌, '고전영화'를 현대적 의미에 맞게 재발굴하겠다는 충무로영화제의 취지는 분명 영화광들은 물론 상대적으로 영화에 관심이 덜한 중장년층에게 즐거운 영화축제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의 영화강국이라 자화자찬하면서도 흘러간 영화들이나 고전영화들에 대한 관심이 다소 인색한 게 사실인 우리의 영화 환경에 있어, <사운드 오브 뮤직>이나 <엑스칼리버>와 같은 추억의 명작이나 한형모, 임권택, 김수용, 유현목 감독의 옛 영화들, <기쁜 우리 젊은 날>이나 <매드맥스 2>처럼 고전과 현대영화 사이 어중간한 위치에 처하게 된 영화들을 극장에서 필름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은 그 무엇보다도 충무로영화제의 앞으로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배가시키는 충무로영화제만의 고유한 매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영화제 첫 회를 준비하는 올해 충무로영화제가 이러한 자신의 강점과 매력을 잘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 '너무나 많은 영화제들' 속에서 과연 자신의 자리를 안정적으로 잡아갈지, 또한 고전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보통 영화제의 주요 관객인 지금의 젊은 관객들에게 어떻게 어필시킬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영화제 개최를 위한 안정적인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앞으로 충무로영화제가 풀어나갈 숙제로 보인다. 기자회견장에서 고전영화의 재발견을 강조하는 김홍준 운영위원장과 프로그래머들과 달리, 투자 대비 예상이익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는 정동일 중구문화재단 이사장(이자 중구구청장)의 발언이 대조되는 것 역시 앞으로 충무로영화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암시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