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7일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준비에 착수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천 본부장은 이날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비핵화실무그룹 회의 후 언론 브리핑에서 이 같이 전한 뒤 "북측은 (이날 회의에서) '조건이 성숙되는대로 신고.불능화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측은 순조로운 이행은 다른 나라들의 의무 이행에 달려 있음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핵시설 폐쇄준비 언급에 대해 "북측이 준비착수에 대해 기술적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뭘 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천 본부장은 이날 논의 내용에 언급, "초기조치 이후 단계인 핵시설 불능화의 개념에 대해 공통의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는 데 대해 각국이 공감, 그 개념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과 북한의 비핵화 의무 이행이 상호 연계돼 있는 만큼 에너지 지원의 지표가 될 수 있는 비핵화의 구체적 시간표와 이행 시한을 설정해야 한다는 데 각국이 공감했다"고 소개했다.
천 본부장은 또 "오늘 회의에서 실무자들이 앞으로 2.13합의 이행에 관련된 비핵화 과정에서 나올 여러 이슈들에 대해 개념 정립을 하고 실무적인 페이퍼를 마련하는 작업을 했다"고 전하고 "북한 핵 프로그램 신고와 관련해서는 고농축우라늄(HEU) 의혹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발언을 한국을 포함한 몇몇 나라들이 했다"고 말했다.
회담 당국자는 이에 부연, "우리는 고농축 우라늄이냐 저농축 우라늄이냐에 관계없이 있으면 다 신고하고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실무회의에 관여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조건이 성숙되면 신고도 불능화도 다 할 의지가 있다"고 평가하고 "다른 나라들은 의무들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오늘 회의에서도 지금까지는 모든 게 다 비교적 잘 되고 있다, 그런 인식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비교적 순조롭게 2.13합의가 이행단계에 들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비핵화 실무회의는 오전에만 열렸고 그 이후에는 중국측 주선으로 다양한 양자 접촉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관심을 모았던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간 접촉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부상은 비핵화 실무회의의 수석대표는 아니지만 회기 중 미국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힐 차관보를 만나기 위해 회담장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두사람의 회동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 비핵화 실무회의는 18일 속개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