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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 "국가보안법은 한국사회의 치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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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 "국가보안법은 한국사회의 치욕"

<송두율교수 아들 송준씨 국회앞 1인시위>

20일 오전11시 국회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대표 최창우)이 주관한 ‘국가보안법 폐지 1인 릴레이 시위’가 열렸다. 이날 1인 시위에는 지난 13일 송두율 교수의 부인 정정희 여사의 1인시위에 이어 장남 송준씨(29)가 참석했다.

<사진>

***송 준, "국가보안법, 충격스런 일"**

송준씨는 송교수가 구속되는 것을 독일에서 TV로 봤다면서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짤막하게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먼 이국 땅에서 한반도 문제를 수십년 동안 끌어안고 온 양심적 학자가 중범죄자로 취급되는 것을 보고 충격이었다"고 덧붙였다.

송씨는 "면회가 금지된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송교수를 찾는다"며 "(송교수가) 재판이 진행될 수록 자신감이 생긴다. 수구언론에 의해 가려진 진실이 법정에서 꼭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송씨는 2주간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에 대해 "경제적으로 부유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 문화적 축적이 부족하고, 합리적 사고가 통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한국사회에 대한 불만을 털어 놓기도 했다. 특히 그는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현실에 대해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보안법은 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하루빨리 국가보안법으로 양심수가 양산되는 일만큼은 청산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를린영화제, <경계도시> 상영**

한편 오는 2월6일 열리는 베를린영화제에서 "경계도시(홍형숙감독, 2002년작)"가 무삭제로 상영될 예정이다.

이날 1인시위에 함께 온 송두율교수 부인 정정희 여사는 “베를린 영화제 기간 동안 송교수의 독일망명생활을 다룬 다큐멘터리 <경계도시>가 상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상연에서는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삭제된 안기부직원이 협박하는 장면도 무삭제로 처리될 전망이다.

송 준씨는 “송교수의 무고함을 알리는 팜플릿을 제작 중”이라고 말했다. 또 송씨는 “(이 팜플렛에는) 송두율 교수의 지도교수였던 세계적 석학 하버마스 교수와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권터그라스의 탄원서도 실릴 것”이라며 “베를린 영화제 기간을 통해 송교수가 처한 상황을 유럽 문화계와 학계에 알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송 준씨와 인터뷰 전문이다.

문 : 송 교수를 자주 만나는가?
송 준 : 면회가 허용되지 않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면회간다. 하루 일과는 면회와 언론과의 인터뷰로 이루어진다.

문 : 송 교수가 구속되는 장면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송 준 : 한마디로 분노, 충격적이었다. 평생을 이국땅에 있으면서도 한반도 문제를 끌어안고 살아온 양심적 학자를 중범죄자 취급하는 모습은 한편의 소설을 보는 듯했다. 민주 사회에서는 가능한 일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문 : 2주정도 한국에 체류를 했는데 한국정치사회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들었나?
송 준 : 한국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졌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풍요의 이면에는 척박함이 보인다. 문화적 축적이 미흡하고, 다양한 가치들이 공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특히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것은 아무리 분단국가라고 하지만, 민주사회에서는 이해가 안가는 일이다.

문 : 국가보안법에 대해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송 준 : 국가보안법으로 양심수가 생기는 일은 하루빨리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사회는 민주국가로 볼 수 없다. 이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문 : 25일 출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독일에선 어떠한 활동을 계획 중인가?
송 준 : 오는 2월6일 독일에서 베를린 영화제가 열린다. 영화제 기간 중 하루, 영화 "경계도시"가 상영될 예정이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특정장면이 삭제된 채로 상영되었지만, 이번에는 무삭제로 상영된다. 또 이번 구속, 재판과정을 담은 20분짜리 필름도 함께 상영된다.

영화 상영과 더불어 팜플렛을 제작할 생각이다. 팜플렛에는 구속과정을 담은 사진과 함께 현재 상황을 간단히 정리한 글을 게재할 것이다. 또 하버마스 교수와 권터 그라스 교수의 탄원서도 함께 실린다.

문 : 송교수의 사회적 활동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며 자랐나?
송 준 : 74년 아버지가 독일에서 ‘민족사업건설협의회’ 회장을 맡는 것을 본게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 땐 막연히 아버지가 의미있는 일을 한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독일 통일을 보면서 아버지가 하는 일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인식했다.

아버지는 남과 북을 잇는 가교역할을 자임하셨다고 생각한다. 그 역할은 희생이 따르는 일지만, 정작 아버지는 그런 희생에 대해, 고통에 대해 가족들에게 말씀하지 않으셨다. 아버지는 의연하신 분이다.

문 : 아들로서 송교수의 인간적면을 어떻게 평가하나?
송 준 : 우리 네 가족은 독일에서 친척도 없이 외롭게 지냈다. 그래서 그런지 가족애가 매우 돈독하다. 아버지는 따뜻하고 친구같은 아버지다. 가족으로서 늘 ‘우리’란 느낌이 들도록 배려해주셨다.

문 : 한국에서 실망도 많이 느꼈겠지만, 고마움을 느꼈던 적도 있었을 텐데...
송 준 : 아버지를 이해하고 지지하신 분들은 아버지의 친구분들만이 아니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 중에도 우리에게 따뜻한 배려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분들이 있었다. 그것을 보며 한국사회도 흑과 백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계신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한국은 좀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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