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23일 오후 1시 경 도장라인을 점거한 데 이어, 24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화성 공장은 23일 부분적으로 생산이 중단됐으며 24일부터는 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이 전면 정지된 상태다.
왜 파업하나? "교섭에 나와라"
화성 공장의 전체 생산직 노동자 1만5000여 명 가운데 사내협력업체 소속은 23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1300여 명이 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 소속 조합원이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간단하다. 올해 임단협 교섭에 하청업체인 협력업체들이 집단교섭에 나설 것과 원청인 기아차가 교섭에 참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원청과 협력업체들에게 교섭에 나오라고 12차례나 요청했으나 단 한 차례도 이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청인 기아차도 "법적 권한이 없는 비정규직 노조와의 교섭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집하고 있다.
오히려 기아차는 이들이 파업을 시작하자마자 이를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23일 비정규직지회 간부 28명을 형사 고소고발했다.
원청의 단협 책임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지만, 사내하청 노동자들과 직접계약 관계에 있는 협력업체는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했던 교섭인데…"
|
기아차비정규직지회는 지난 2005년과 2006년에 이미 두 차례에 걸쳐 협력업체들과 집단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체결했던 경험이 있다. 지난해와 그 전해에는 교섭에 응했던 회사들이 올해 갑자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원청인 기아차도 지난해 교섭 석상에 나와 "계약해지, 자동화, 신차종, 외주화 관련 사내협력업체 인원조정이 필요할 때는 타 협력업체의 채용규정에 적합한 경우 재입사 등을 통해 고용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들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원청의 직접 교섭 참여 및 하청업체 집단교섭 요구는 특별하거나 새로운 요구가 전혀 아니며 해마다 진행해 온 교섭에 성실히 응하라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내건 △2006년 확약서 보강 및 단체협약 명시를 통한 비정규직 고용보장 △정규직과 동일노동 동일임금 △상여금 700%, 성과급 동일액 적용 등 생계비 문제 △해고자 복직에 대해서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확실한 고용보장과 정규직과의 부당한 차별을 폐지하라는 것으로 그동안 비정규직지회와 기아차 원청사가 체결한 합의에 입각해 보면 전해 새롭거나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왜 교섭 회피하나? "노조 무력화 위한 승부수인 듯"
지난해 교섭 테이블에 나와 확약서까지 체결했던 기아차는 왜 올해 교섭에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일까? 사내협력업체들은 왜 집단 교섭을 거부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이준영 기아자동차비정규직지회 사무국장 직무대행은 "다른 완성차 업체에서 하청업체들과 개별교섭을 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올해 기아차 원청이 승부수를 띄워 노조를 무력화시키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5년 6월 설립된 기아차비정규직지회는 사내하청노조로는 최초로 같은 해 20여 개의 협력업체와 집단교섭을 통한 단체교섭을 체결한 바 있다. 다른 곳에 비해 안정화되고 있는 비정규직지회의 활동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올해 사측이 의도적으로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이준영 직무대행은 "회사가 교섭 요구에 응할 때까지 파업은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공장은 3개 조립라인에서 오피러스·로체·소렌토·카렌스·세라토 등을 생산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