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안 진
목숨 걸고 지킬 것이 있다면
목숨뿐이 아니겠는가
목숨의 다른 이름
혼과 넋이 아니겠는가
혼과 넋이 담긴 민족어가 아니겠는가
민족의 말과 글이
민족의 목숨 자체가 아니겠는가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는
목숨 이외에 걸어볼 또 무엇이 있겠는가
기특하게도 고맙게도
모진 시련 온갖 훼방을 무릎 쓰고서도
60년을 하루같이 우리의 민족어를 배워 익혀오는
'에다가와 학교'의 우리어린이들이 있어
살아 펄펄 뛰는 목숨의 뜨거움을 자랑하느니
양양한 앞날을 자신하는 민족임을 자부하느니.
유안진 시인은 1941년 경북 안동 출생.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첫 시집<달하>이래 <구름의 딸이요 바람의 연인이어라>,<다보탑을 줍다>가 있다. 정지용문학상, 소월문학상특별상, 월탄문학상, 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 서울대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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