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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화는 빠르게 변하는 중국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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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화는 빠르게 변하는 중국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뉴스메이커] <스틸 라이프> 지아장커, 한국 방문해 기자회견

<소무>, <스틸 라이프> 등을 연출한 지아장커 감독이 지난 7월 26일부터 시작하여 8월 2일까지 열리고 있는 기획전인 '지아장커 스페셜'에 맞추어 지난 토요일(28일) 내한했다. 지아장커 스페셜에서는 현재 2006년 필름포럼에서 개봉했던 <세계>와 현재 장기 상영중인 <스틸 라이프>, 그리고 <스틸 라이프>와 쌍둥이격인 영화로 곧 개봉하는 <동> 등 세 편의 영화를 상영중이다. <동>은 중국의 저명한 화가인 리오 샤오동이 세계 최대 수력 발전댐인 산사댐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을 캔버스에 옮기는 작업을 찍은 다큐멘터리. 감독은 <동>을 찍다가 그곳에서 만난 노동자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동>을 작업하는 틈틈이 <스틸 라이프>를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틸 라이프>는 2006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원래 그 전날인 27일 방한할 예정이었던 지아장커 감독은 비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가 27일 저녁 7시에야 비로소 방한 허가를 받은 덕에 28일에야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예정돼있던 몇몇 영화지와의 인터뷰는 취소됐지만 토요일 오후 2시 기자회견과 3시 관객과의 대화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공항에서 막 도착해 급히 점심을 먹느라 기자회견 장소에 10분 가량 늦게 모습을 나타난 지아장커 감독은 시종일관 진지한 어조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기자회견 뒤 <동> 상영 뒤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 참석한 지아장커 감독은 바쁜 스케줄 때문에 곧바로 공항으로 향해 출국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시 나눈 대화들을 정리한 것이다.
지아장커 감독 ⓒ프레시안무비

- 비자 문제 때문에 어렵게 한국에 왔다고 들었다. 소감을 말해달라. 원래 어제 도착했어야 하는데 저녁 7시에야 비자가 나왔다. 중국에서 이곳은 1시간 거리이지만 오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두 나라가 영화를 통해 대화가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좋다. - 모든 감독들은 일생에 거쳐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그토록 여러 편의 작품을 찍는다고들 한다. 당신이 관객들에게 전달하고픈 그 '하나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나는 현재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 안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사람이 누군가를, 무엇을 '선택'하면서 겪게 되는 행복과 그가 갖게 되는 존엄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 감독의 글을 보니 중국에 대한 어떤 자의식 같은 게 느껴진다. 감독이 표현하고픈 세계관은 무엇인가? <스틸 라이프>에 대해 말하자면, 중국 최대 수력발전소인 산샤댐이 건설되면서 100만 명이 이주를 해야 했고, 7, 8개의 도시가 사라지고 말았다. 이것은 엄청나게 큰 변화다. 나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다. 현재 중국은 빠른 속도의 발전을 경험하면서 물질의 현대화, 그리고 사랑의 현대화를 경험하고 있다. 남녀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통해 이러한 것들을 드러내고 싶었다. - 이전 영화들은 중국 당국에 의해 금지가 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인정을 받은 후 변화가 있었는가? 유일하게 딱 하나 변한 게 있다. 이전에 금지됐었던 영화들이 상영 허가를 받은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됐는데, 극장에서 내 영화를 상영하기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헐리웃의 대작들을 상영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북경에서 12개의 스크린이 있는 멀티플렉스에서 단 한 편의 헐리웃 블록버스터를 상영한 적도 있다. 앞으로 천천히 해결해가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 - 중국에서 영화를 담당하고 있는 고위 관계자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중국의 젊은 감독들에 대해 중국을 너무 차갑게 바라본다며 비판했다고 들었다. 감독의 견해는 어떤가? 안그래도 그 발언이 나왔을 때 중국 내부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 내가 찍고 싶은 영화를 찍을 뿐이다.
지아장커 감독 ⓒ프레시안무비

- 장예모나 첸 카이게 등의 감독들도 요즘 사극을 찍고 있고, 전반적으로 중국에서는 사극이 많은 것 같다.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요 같은 게 있는 것인가? 아무래도 상영 전 심의가 있기 때문에 현실과는 거리를 둔 사극들을 많이 찍는다. 또한 <와호장룡>과 같은 무협영화가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응면서 무협 사극이 많이 제작되는 경향이 있다. 내 경우 사극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유감을 가지고 있다. 현실을 다루는 영화가 많아져야 한다. - 당신의 영화는 중국의 젊은 대중들에겐 어느 정도나 파급력을 지니고 있는가? <스틸 라이프>가 중국에서 60만 명 가량의 흥행을 동원했는데 이 중 대부분이 젊은 층이었다. 인터넷에서 활발하게 평을 올리는 이들도 대부분 젊은이들이다. 내 영화는 젊은 층에서 각광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다루는 주제에 대해 많이 공감하고 이를 나누는 것 같다. 내가 이를 통해 새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현대'를 다루는 영화들은 대체로 새로운 매체, 즉 DVD나 인터넷 등에서는 많은 각광을 받지만, 전통적인 극장에서는 이에 비하면 별로 반응이 없다. 내 영화는 젊은 층에게 더 인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스틸 라이프>가 프랑스에서도 21만 명이 들었다고 하는데, 이는 주성치의 <쿵푸허슬>이나 유위강, 맥조휘 감독의 <무간도>보다 훨씬 높은 흥행수치이다. 또한 <동>과 <스틸라이프>의 배경이 된 산샤에도 여행객들이 늘었다고 한다. 북경과 산샤의 거리는 북경과 서울보다 더 먼데도 그렇다. 어느 나라 어느 나라 사람이든, 자기 세계 바깥의 새로운 세계를 아는 것에 매력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 영화가 젊은이들, 그리고 외국인들이 자신이 아는 세계 이외에 다른 새로운 세계를 알려주었다는 생각에 만족하고 있다. - 칸영화제에서 인터뷰하던 당시 우리나라의 안성기, 오정해 같은 배우를 주연으로 탈북자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여전히 유효한가? 탈북자 영화는 아직 준비 중이고 정식으로 시작을 하진 않았다. 다음 영화를 브라질에서 찍을 예정인데, 이 영화는 내가 연출하는 건 아니고 내 촬영감독이 내년에 작업할 영화다. 이 영화를 위해 안성기와 계속 연락중이다. 꼭 함께 작업하고 싶다. - 이번 베니스에서 발표하는 신작은 어떤 영화인가? <무용>이라는 영화로, 영어로 하면 'Useless'이다. 중국의 한 여성 디자이너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내가 원래 계획하고 있던 다큐멘터리가 세 편이 있는데, 세 편 다 여성 예술가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한 명은 화가이고 한 명은 디자이너이다. 그 세 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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