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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물대포 속 홈에버 타격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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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민주노총, 물대포 속 홈에버 타격시위

전국 10여 곳 영업중단…2명 응급실 후송

27일 오후 서울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점의 영업이 또 중단됐다. 지난 20일 이랜드일반노조 조합원들의 농성장에 경찰병력이 투입된 후 꼭 일주일 만이었다.

"다시 이 자리에 왔다. 얼마 전 동료들이 개처럼 끌려나오는 것을 보면서 피눈물을 흘렸던 그 자리에 다시 왔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투쟁이었다. 하지만 20일 간 농성하면서 무능한 정권과 악랄한 자본이 어떻게 우리를 무참하게 짓밟을 수 있는지 깨달았다." -윤송단 이랜드일반노조 여성국장


민주노총이 주관한 '이랜드 규탄 총력결의대회'에 참석한 2000여 명의 사람들은 집회 후 곳곳으로 매장 진입을 시도했다. (☞ '이랜드 갈등'에 대한 더 많은 기사를 보시려면…)
▲ 민주노총이 주관한 '이랜드 규탄 총력결의대회'에 참석한 2000여 명의 사람들은 집회 후 곳곳으로 매장 진입을 시도했다.ⓒ프레시안

그 과정에서 경찰은 '물대포' 등을 쏘며 시위대를 진압해 7명이 연행되고 2명의 여성 조합원이 응급실로 실려 갔다. 이들은 매장 안으로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전장을 방불케 하는 혼란 속에 홈에버 월드컵점은 이들의 산발적인 시위에 의해 영업이 중단됐다.
▲ 그 과정에서 경찰은 '물대포' 등을 쏘며 시위대를 진압해 7명이 연행되고 2명의 여성 조합원이 응급실로 실려 갔다.ⓒ프레시안

지난 25일 법원의 매장 앞 집회 및 시위에 대한 가처분 결정 이후 처음으로 벌어진 매장 앞 '타격 집회'였다. 민주노총은 이날 홈에버 월드컵점 외에도 창원, 울산 등 전국 10여 곳에서 '타격 투쟁'을 벌였다.
▲ '파업투쟁 승리해서 현장으로 돌아가자.' '노무현 니 탓이로소이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뉴코아노조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코아노조 조합원들은 뉴코아 킴스클럽 강남점에서 13일 동안 점거농성을 벌이다 지난 20일 경찰병력 투입으로 강제 해산됐다.ⓒ프레시안

온갖 '악조건' 속 민주노총의 총력결의대회
▲ '노동기본권조차 말살하는 노무현은 퇴진하라.' 윤송단 이랜드일반노조 여성국장도 "이 땅이 다른 나라도 아니고 내 나라인데 '일하고 싶다'고 구호를 외치는 것조차 불법이라니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프레시안

노조로서는 점점 더 움직일 수 있는 폭이 줄어드는 상황 속에 치러진 민주노총의 총력결의대회였다.

검찰의 영장 재청구 가운데 이남신 이랜드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2명의 영장신청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총 3명의 간부가 구속된 것이다. 법원은 또 이랜드 측의 가처분신청도 받아들였다. 조합원들은 매장 점거는 커녕 전국의 매장 앞에서는 집회나 시위를 벌일 경우에도 1인당 100만 원, 노조는 1000만 원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관련기사 : 법원, '이랜드 매장 타격투쟁'에 과징금 100만 원)

26일과 27일 이랜드는 교섭을 하자고 했지만, 교섭위원인 노조 간부들의 신변보장은 약속할 수가 없다고 되풀이했다. 결국 협상은커녕 마주 앉지도 못했다. 싸움이 장기화되면서 조합원들도 당장 생계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집회에서 두 노조의 대표로 나온 발언자들을 최근 벌어지고 있는 법원의 가처분 판결, 구속영장 발부, 회사측의 교섭에 대한 태도 등을 목소리 높여 비난했다.

정명기 뉴코아노조 문화국장은 "교섭대표의 신변보장을 못 해준다고 해서 장소를 민주노총 건물로 옮기자고 했더니 대표이사가 못 온다고 했다"며 "과연 회사가 '우리는 교섭을 하려고 한다'는 언론 플레이 말고 진지하게 대화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정 국장은 "회사가 진정으로 이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원한다면 대표이사 뿐 아니라 회장이라도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윤송단 이랜드일반노조 여성국장도 "이 땅이 다른 나라도 아니고 내 나라인데 '일하고 싶다'고 구호를 외치는 것조차 불법이라니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 쇠 막대기 뒤로 보이는 '무차별적 구속방침 노무현 정권 퇴진하라.' 이랜드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이 지난 6월초부터 두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벌써 정부는 3명의 노조 간부에게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프레시안

"이대로 멈출 수는 없다"…민주노총·민노당도 "끝까지 함께하겠다"
▲ ⓒ프레시안

여러 가지로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지만 이랜드일반노조와 뉴코아노조의 조합원들은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윤송단 국장은 "아이가 '엄마, 언제 와. 나 아픈데 왜 안 와'라고 울면서 전화할 때는 가슴이 아팠지만 이대로 멈출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 달에 80만 원 벌어 아이 학원비를 대는데, 그 아이가 열심히 공부해도 나중에 똑같은 비정규직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도 "차분하고 끈질기게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저녁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통해 2차 집중 투쟁 계획을 논의한다.

민주노동당도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성현 민노당 당대표는 "휴가철이라 걱정이 많겠지만 민노당이 휴가 안 가고 같이 투쟁할 것"이라며 "정부가 또 지도부 구속 등으로 탄압하면 당대표인 나부터 구속시키라고 할 것이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배상액이 나오더라도 민노당과 민주노총이 그 돈을 다 마련해주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노총의 총력결의대회에는 얀 프르스탠보리 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 서비스분과 국장도 참가했다. 얀 국장은 "이랜드는 여러분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UNI는 이랜드가 여러분을 인간으로 대접할 때까지 우리의 지원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국제사무직노조연합 "이랜드 OECD에 제소할 것")

장기화되고 있는 이랜드 사태가 법원의 가처분 결정과 지도부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 대화로 해결될 수 있을까?
▲ '물대포에는 물대포로.' 27일 서울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점 앞에서 매장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던 시위대가 경찰의 물대포 세례 속에 소방호스를 이용해 맞대응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

▲ 이날 집회에 참석한 얀 프르스탠보리 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 서비스분과 국장은"이랜드는 여러분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이랜드를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집회 후 '악덕기업 이랜드'라고 쓰여진 박스를 태우는 상징의식을 벌였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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