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대장정 마친 손학규 "대통합도 내가…"

"내가 대통합 논의에 힘 실어준 것…박상천도 만날 것"

2차 '민심대장정'을 마치고 돌아온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는 곳마다 하나로 뭉치라, 대통합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면서 "이같은 민심을 받들어 정치권에서 논의가 돼온 대통합 전선의 전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손 전 지사는 "대통합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제게 있는 기득권과 지분은 아주 작은 것이라도 그것부터 버리겠다"고 선언했으나,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날 손 전 지사가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여권대선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주자로서 대통합 논의를 주도하겠다는 자신감이 유일했다.

"박상천 대표와도 만나겠다"

손 전 지사의 이날 기자간담회는 지난 주말 2차 민심대장정을 마치고 일종의 여의도 복귀 신고식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었다. 돌아온 그의 일성은 '대통합'. 그러나 그가 그리고 있는 '대통합'이 구체적으로 어떤 상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저 "민주, 평화, 선진을 지향하는 미래세력의 대통합의 뜻을 같이 하는 세력이라면 누구라도 적극적으로 만나서 함께하고 대화하겠다"며 통합의 의지만 밝혔다.

통합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잡탕식 대통합은 함께 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데다가, 조순형 의원의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힘에 따라 통합민주당 내에서도 자체 경선이 가능해진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손 전 지사는 다만 "박상천 대표와도 만나겠다. 통합민주당이 반드시 참여하도록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낙관적 견해만을 제시했을 뿐이다.

'친노세력 배제론'에 대해서도 손 전 지사는 "제 입장을 밝히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면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이번에 집권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신념만 가지고 있다면 조화로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진화 후보 사퇴, 한나라당 변화의 단초"

손 전 지사는 또 이날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국민 대통합"이라면서 범여권을 넘어서는 더 큰 구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이 대선 경선 출마 불참을 선언했다"면서 "한나라당 변화의 단초가 보이는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을 탈당하기 전에는 고진화 의원과 교감이 있었던 사이다. 그는 "과거의 틀에 얽매이는 게 아니라 한나라당 내 개혁 세력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합'이라는 선언만 있고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손 전 지사는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내가 범여권 통합논의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어떻겠냐"면서 "내가 대통합을 꾸준히 주장하고 지지함으로 해서 대통합 논의에 힘을 실어준 것에 대해 아주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철저히 거부하는 것은 손학규가 지방에 민심대장정을 돌면서 통합논의에 비껴섰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