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처남 김재정 씨가 23일 박근혜 후보 측 인사들에 대한 고소 취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법률 대리인인 김용철 변호사를 통해 "아직까지 박 후보 측에서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지만 명예훼손과 관련한 민ㆍ형사상 고소를 모두 취소한다"고 밝힐 예정이었으나 내부 사정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오후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 측의 공식 입장 표명은 연기됐으나 이 후보 캠프가 검증청문회 이후 고소 취소를 적극 권유했고 캠프와 협의를 거쳐 이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씨는 전국 47곳의 땅 224만㎡와 서울 도곡동 땅에 대한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한 경향신문과 박근혜 캠프의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 서울 도곡동 땅이 이 후보 소유지라는 말을 들었다고 논란을 제기한 서청원 고문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김 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인 (주)다스도 자회사인 홍은프레닝이 서울 천호동의 주상복합건물 사업에 특혜가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한 이혜훈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김 씨는 이후 지난 11일 이명박 캠프가 고소 취소를 권유하자 "이번 사건과 관련된 부동산과 회사 지분은 평생 열심히 일해 일군 내 재산이며 이를 낱낱이 소명할 자료가 있는 만큼 수사를 통해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고소를 취소하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시나리오에 의해 진행됐다"
이에 따라 최근 김만제 전 포항제철 회장의 '도곡동 땅=이명박 소유' 발언에 대한 추가 정황이 밝혀지는 등 국면이 불리하게 형성되자 은근슬쩍 꼬리를 내린 게 아니냐는 눈총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실제로 지난 20일 김동철 의원이 김만제 전 회장의 98년 감사원의 포철 특별감사 의혹을 제기한 직후 이명박 캠프에선 고소 취소설이 재부상했다.
이에 대해 김 씨가 처음에는 캠프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고소취하를 거부함으로써 이 후보와 자신의 결백에 대한 생색내기로 실익을 챙긴 뒤 검찰 조사가 급물살을 타자 소를 취소한 것이 사전 각본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 윤호중 대변인은 "김 씨의 위장고소, 위장 고소취소 거부에 이어 이번의 고소 취소 결정은 결국 이명박 후보의 비위와 잘못을 덮기 위한 한편의 시나리오에 의해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이 후보의 친형 상은 씨가 돌연 일본으로 도피성 출국해 귀국을 미루고 있는 것도 김 씨의 행보와 맞물려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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