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관가는 하루 종일 혼란스런 분위기가 역력했다.
***국민투표시 비용은 8백억원 소요**
중앙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10일 국민투표를 실시할 경우 그 비용은 약 8백억원 정도로 추산이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대선때 총 선거비용이 8백47억여원 들었다”며 “국민투표가 실시될 경우 이 가운데 선거감시 비용 47억여원을 뺀 8백억원 가량이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근거로 중앙 청사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의 재신임 의사가 정국불안에 국고까지 낭비하는 셈"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법제처 관계자, “국민투표 법적 근거 취약”**
한편 총리실 산하인 법제처 관계자는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투표 여부와 관련해 “헌법 72조에 국민투표부의권이 있으나 재신임을 국민투표로 하는 것은 헌법적인 근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겠다’는 의미는 법적인 것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의미로 해석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여론조사 기관을 통한 여론조사라든지 국회에 묻는 다든지 제한적인 유권자단을 만들어 투표하는 것이 법적효력이 있는지는 연구해 봐야 알겠지만 대통령이 정치적 생명을 걸고 의사를 밝힌 만큼 정치적으로 해결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재신임 문제가 해결 될 때 까지 ‘영’이 안설 것**
중앙청사의 공무원들은 말을 아꼈지만 대부분이 대통령의 ‘정면돌파’ 의사에 직·간접적으로 회의와 불만을 표시했다.
국무조정실의 고위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고건 총리와 사전상의가 전혀 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정부로서도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고민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정이 전반적으로 차질을 빚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각 부서는 어려움이 없도록 노력을 하겠지만 일이 좀 더뎌지는 것은 있을 것”이라며 행정공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재신임 정국’에서의 고건 총리의 역할에 대해서는 “국정이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중앙청사의 한 고위관료는 “재신임을 묻겠다는 대통령의 의사표현으로 인해 위도 핵폐기장 문제나 새만금 간척사업도 모두 원점으로 돌아갈 위험성이 있다”며 “이해 당사자들이 ‘대통령 재신임을 한 후에 다시 협상하고 결정하자’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미국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여 수출도 나아지고 있고 여러 가지 사정이 호조를 보일 기미도 있었는데 이번 일로 기업들도 다시 움직이지 않고 멈춰 있을 것”이라며 경제 분야의 충격을 걱정했다. 그는 또 “이라크 추가 파병, 농업개방, 한미투자협정, 용산 미군기지 이전 문제가 이번 일로 모두 중단이 된 채 ‘시간 끌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걱정이 된다”며 “특히 외국과의 협정이나 협상이 국정의 혼란으로 인해 연속적인 ‘국제망신’으로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한 행자부 관료는 “이제까지는 불안하고 위태한 면이 다소 보여도 대통령의 ‘코드’에 맞추며 이끌고 왔는데 이제 재신임 문제가 끝날 때까지는 ‘영’이 서지 않게 됐다”며 “청와대야 신임투표를 해도 대통령이 하야 할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정치적인 계산에서 한 결정이겠지만 경제와 행정에서 겪을 관료들의 어려움은 생각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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