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코치는 벤치에 있는 감독의 사인을 받아 이를 그대로 주자에게 전달하는 몫에 머물지 않고 주루와 관련된 판단을 매 순간 내려줘야 하기에 현장의 또 다른 감독으로 불릴 만하다.
실제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와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작전 코치로 활약 중인 래리 보와와 이하라 하루키는 각각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인물들이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노찬엽(42) 작전 코치. 현역 시절 날카로운 타격을 앞세워 '검객'이라는 애칭으로 사랑을 받았고 남다른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잘 이끌어 트윈스 역대 최고 주장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올해로 코치 생활 9년째를 맞는 그는 작전 코치로 5년째 3루를 지키고 있다. 27일 잠실 현대전에 앞서 만난 그는 "3년이 지나니 상대 감독의 공격 성향과 작전 방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팀이 공격을 할 때는 상대팀 수비 포메이션을 보고 주자의 도루, 홈 쇄도 여부 등을 결정하고 수비할 때는 상대 벤치의 작전 의도를 읽어 야수진의 수비에 도움을 준다. 쉬는 순간 없이 감독과 한 몸으로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
노 코치에 따르면 잘 알려진 대로 작전이 거의 없는 팀은 한화다. 노 코치는 "힘있는 타자가 많고 작은 대전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한화는 한국 실정에서 작전이 거의 없는 유일한 팀"이라고 말한다.
반면 김성근, 김재박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는 SK와 LG는 작전 천국이다.
노 코치는 "번트야 어느 팀이건 다 대는 것이고 '작전'이란 타자, 주자, 투수에 따라 수비 위치, 타격 자세, 주루 방법 등 매순간 상황에 맞게 바뀌는 모든 것을 통칭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SK와 LG는 그 작전이 매 상황 벌어진다.
그는 요즘 '치밀한 작전'에 대해 열심히 공부 중이다. 2002년 LG 감독을 역임한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는 노 코치는 김재박 감독이 펼치는 또 다른 패턴의 작전에 매료됐다.
수많은 작전을 접하며 "갈수록 야구가 어렵다"던 그는 그러나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작전 코치야말로 짜릿한 순간을 만끽할 수 있는 보직"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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