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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민주노총, 4년 반만의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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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민주노총, 4년 반만의 회동

입장 차이만 확인…盧 "언론, 사회개혁에 관심 없어"

노무현 대통령과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6일 2시간 반 가량 오찬 면담을 했다고 민주노총과 청와대가 7일 함께 밝혔다. 민주노총의 위원장과 노 대통령의 면담은 지난 2003년 이수호 위원장 재직 시절 이후 4년 반 만이다.
  
  이번 면담은 민주노총의 요구에 의해 이뤄졌다. 이석행 위원장의 취임 초기부터 각 부처 장관들과의 면담을 진행해 왔던 민주노총은 "민주노총과 7개 정부 부처 사이에 만들어진 노정간 협의틀이 실질적인 힘을 갖기 위해서는 대통령 면담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이번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는 민주노총에서는 사무총장, 정책실장, 전교조 위원장, 청와대에서는 비서실장, 사회복지수석, 시민사회수석, 노동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은 비정규직법 시행령 및 차별시정제도 안내서 작성과정의 문제점, 8년째 표류하고 있는 특수고용노동자 관련법 등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또 노정 협의틀의 실질적인 운영, 구속 노동자에 대한 사면, 고용보험운영에 노동계 참여 문제 등을 요구했다.
  
  이에 청와대는 "시장에 의해 비정규직이 확산되고 있는데 저임금 등 차별을 시정해 기업이 비정규직 채용의 동기를 줄여나가야 한다. 정규직 노조도 배치전환 반대 등 경직적인 접근을 해서는 곤란하며 차별시정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답했다고 민주노총이 밝혔다.
  
  또 청와대는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과 관련해 전면적인 보장의 입법화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으며, 불법파견은 엄단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대통령 "민주노총도 100% 쟁취만 주장해서는 곤란하다"
  
  민주노총의 끈질긴 요구로 어렵사리 성사된 면담이었지만 이 자리는 양측 간의 의견차만 분명히 드러낸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오히려 민주노총을 향해 "참여정부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화를 진행했으면 좋지 않았겠냐"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한편 "민주노총은 요구안의 100% 쟁취만을 주장하지 현실가능한 타협은 고민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발언은 이석행 위원장의 "당선 이후 노정협의틀 마련을 위해 노력했지만 실무진 검토 과정에서 흐지부지됐다. 실질적인 노정 대화와 논의는 신뢰가 바탕되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말에 대한 대통령의 대답이었다.
  
  이 위원장은 또 "참여정부 들어 국민의 정부 때보다 더 많은 구속자가 양산됐으며 참여정부 집권 초기 이후 한 번도 노동자에 대한 사면 및 복권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아직 검토한 바 없지만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용보험의 정보공개와 노동자 참여방안과 관련한 민주노총의 요구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민주노총은 설명했다.
  
  노 대통령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해 제대로 평가해달라"
  
  이밖에도 민주노총은 이 자리에서 △국민연금법과 사립학교법의 연계처리 반대 △의료법 개정안의 의료 영리화 강화에 대한 우려 △교원평가에 대한 반대 등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또 민주노총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우려도 청와대에 전달하고 "나중에 이 문제만 별도로 심각하게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근본적으로 양측의 인식은 차이가 있으며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수준에서 답했다. 노 대통령은 "통상과 교류가 없는 문명은 쇠퇴할 것이며 한미 FTA는 지금이 가장 적기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기자실 통폐합 등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언론 개혁 선진화 방안에 대해서 상당 시간을 들여 그 정당성을 토로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대통령이 '언론 앞에서는 진보·보수 할 것 없이 모두 약해지고 침묵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해서 제대로 평가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이 더이상 사회개혁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면담의 배경은?
  
  이 위원장은 지난 5월께부터 노 대통령에게 면담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민주노총이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대화 내용에 대해 청와대는 "대략 그 정도 수준의 이야기가 오갔다"는 입장이다.
  
  공개된 대화록에 따르면 청와대와 민주노총은 자신들의 입장을 개진한 정도일 뿐, 이렇다 할 합의 수준에 이른 것은 없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지난 2일 참여정부평가포럼 연설에서 자신을 '합리적 진보'로 규정한 점, 시민들의 직접 정치참여를 주문한 점, 정치권 전반과 전방위적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날 면담에는 최소한 '민주노총과 적대관계만은 피해야겠다'는 계산이 깔렸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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