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본인동의 없는 공무원 전출은 ‘인권침해’라며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지방공무원법 관련 규정의 개정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5급 공무원 변모(46)씨가 지난 5월 "본인 동의 없는 전출은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대구광역시 중구청장을 상대로 진정한 사건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사건은 임용권자인 대구광역시 중구청장이 2003년 5월 12일 자로 진정인 변모씨를 본인의 동의 없이 대구광역시 서구로 전출시키고, 동시에 대구광역시 서구 지방행정사무관을 상호교류 목적으로 중구에 전입시키는 인사발령을 하자, 변모씨가 “본인의 동의가 없는 공무원 전출인사는 위법한 행위이고, 직권남용에 의한 인권침해 행위”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대구광역시 중구청은 지방공무원법 제29조의3에 의한 전출이 아닌, 동법 제30조의2에 의한 지방자치단체간 인사교류이므로 본인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인권위는 진정인과 피진정인의 주장과 관련 자료에 대한 검토한 결과 변모씨에 대한 전출발령은 지방자치단체장 상호간의 동의는 거쳤으나, 쌍방적 행정행위인인 공무원임용에 있어서 전출 당사자인 진정인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서, 이는 지방공무원 자신이 선택한 직장을 옮기도록 강요하는 것이므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출이 아니라 인사교류라는 피진정인의 주장에 대해서도 인권위는 “대구광역시 중구청의 인사발령 과정을 조사한 결과 통상의 인사절차와는 다른 점이 발견됐고, 대구광역시인사교류규칙 제12조의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점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피진정인의 행위가 헌법 제10조(행복추구권) 및 제15조(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로 판단된다”며 지방공무원법의 소관부처인 행정자치부장관에게 지방공무원법 제29조의3, 제30조의2 및 지방공무원임용령 제27조의 5를 해석상 다툼의 여지가 없도록 개정하거나, 행정자치부의 명확한 기준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으로 시달해, 동일 또는 유사한 인권침해 행위의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했다.
인권위는 또 동시에 대구광역시 중구청장에게 동일 또는 유사한 인권침해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할 것도 함께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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