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의 합당을 두고 4일 범여권은 크게 술렁였다.
범여권의 각 그룹별로 모여 대응방안을 논의했고 무소속 유선호 의원 등은 전격적인 민주당 입당 선언을 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들의 합당을 '총선용 소통합'이라고 비판하는 등 향후 상당기간 벌어질 '소통합-대통합' 논쟁을 예고했다.
우리당 "기형정당의 출현"
열린우리당은 4일 민주당과 중도신당의 합당에 대해 '총선용 소통합', '긴급 피난에 의한 일시 동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이들의 통합으로 열린우리당이 추진하는 통합 작업의 대상이 대폭 줄어든 데 대한 난감함도 엿보였다.
정세균 의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중도신당의 합당은) 통합과는 관계가 먼 총선용 소통합"이라고 혹평했다.
정 의장은 민주당 박상천 대표의 '특정인사 배제론' 철회 여부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만약 정말 배제론을 철회했다면 당연히 제정당, 제정파 연석회의가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배제론을 문안만 삭제한 채 실제로는 그대로 두고 연석회의를 주저한다든지 한다면 국민을 속이는 것으로 바른 정치가 아니다"며 민주당과 중도신당에 대해 제정파 연석회의에 대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6.10항쟁 20주년을 맞아 찬란한 민주화 운동의 역정 위에 세워지는 대통합을 해야 한다"며 "오히려 박정희 군사독재 때 그에 가까운 일을 했던 사람이나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들만 모아 숫자를 불려놨다면 대통합과 아무런 관계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원혜영 최고위원은 "민주당과 중도신당은 메머드급 초대형 지도체제를 구성하기로 했는데 만약 대통합 전단계의 통합을 추진한다면 지도체제를 슬림화하고 큰 여백을 남겨 민주개혁세력을 다 포용할 수 있는 틀을 만든다는 자세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몸체는 작은 정당이 지도체제는 대규모로 만든 기형적 정당을 만든 것은 대통합보다 기득권 지키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징표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소(小)' 자를 붙여서도 통합이라고 평가하고 싶지 않다.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긴급 피난의 일시 동거일 뿐"이라며 "대통합이라는 염불보다는 내년 총선이나 당장의 정치적 타산에 골몰한, 잿밥에 더 신경 쓰는 동거"라고 혹평했다.
유선호 민주당 입당…앞으로 얼마나?
민주당과 중도신당은 이날 오전 각각 중앙위원회와 상무위원회를 열고 3일 협상 타결 결과를 추인받고 오후 3시 국회에서 합당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들은 열린우리당 2차 탈당파와 무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몸집 불리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무소속의 유선호 의원(전남 장흥·영암)은 이날 오전 민주당 입당을 통해 중도통합민주당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참여정부의 실정으로부터 자유로운 민주당을 상수로 하는 제정파의 연합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며 "정치인 유선호는 민주당의 활용을 높이고 그 역량을 강화하여 새롭게 건설된 중도통합민주당의 외연을 높이는데 온 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 선언이 있기 전에 입당 선언을 해달라는 민주당 지도부의 요청이 있었다"고 보탰다.
중도통합신당의 창당에 반대했던 무소속 이강래, 전병헌, 우윤근·제종길·이종걸·노웅래 의원 등 6명도 이날 오전 모임을 갖고 양당의 합당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유선호 의원은 "이 모임의 우윤근, 노웅래 의원을 비롯해 김태홍, 이영호 의원 등과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며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6명 정도가 뜻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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